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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사도 사법개혁의견서] 문판사 글 찬반논란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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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사도 사법개혁의견서] 문판사 글 찬반논란 뜨거워

입력
1999.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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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사도 사법개혁의견서] 문판사 글 찬반논란 뜨거워

1999/02/06(토) 17:45

대전 법조비리와 관련, 수원지법 문흥수(文興洙·42)부장판사가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의견을 법원통신망에 띄워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판사들이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부산고법 배석판사 18명은 A4용지 3장 분량의 의견서를 공동 작성, 안문태(安文泰)고법원장을 통해 윤관(尹 )대법원장에게 전달하고 내용을 법원 통신망에 올렸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전별금이 오랜 관행이었지만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전별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그러나 지난 날의 전별금을 문제삼아 법관들을 퇴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추락한 사법부의 권위회복을 위해 대법원장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아야 한다』고 건의했다. 일선 소장 판사들도 전별금과 떡값 관행에 대한 자기반성과 국민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서울지법 A판사는 법관전용게시판에 과거의 관행에 대한 대법원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A판사는 『과거 관내 변호사로부터 소액의 떡값을 수수한 관행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고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이러한 관행이 아무리 재판의 공정성과는 관련이 없는 순수한 의사표시라고 하더라도 결국 재판 관계인과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스스로 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다는 자만에 빠져 판사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며 『구태에서 벗어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법 배석판사들과 부장판사들도 같은 취지의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5일 법관전용게시판엔 문부장판사의 글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거웠다.

문부장판사의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C판사는 『법관 재임용제도가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D판사는 『전직 대법관이 변호사로 있어야 상고이유서를 검토한다는 부분은 사실과 달라 동의할 수 없다』며 『문부장판사의 피상적인 분석과 일부 자극적인 표현이 오히려 사법불신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문부장판사를 격려하는 글이 쇄도했다. ping8이라는 인터넷 ID를 가진 변리사는 『문부장판사의 용기있는 결단은 가뭄 끝에 내린 단비 같았다』며 『아침 출근할 때마다 이어폰으로 듣던 영어회화테이프 청취도 그만두고 지하철에서 내내 문부장판사의 글을 읽었다』고 말했다. YGA라는 인터넷 ID를 가진 독자는 「문판사 파이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심재륜(沈在淪)고검장에 이은 문부장판사의 솔직 담백한 글로 인해 우리사회가 살 맛나는 세상이 될 것 같다』며 『문부장판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진정한 법조계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ankookilbo.co.kr/부산=목상균기자 sgmo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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