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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23년만에 사형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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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23년만에 사형집행

입력
1999.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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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23년만에 사형집행

1999/02/05(금) 17:23

『사랑하는 당신, 당신은 나의 어두운 인생항로에 한 줄기 빛이었소. 나는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하겠소. 당신이 아는 것처럼 나는 무죄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감형 청원과 국제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5일 필리핀에서 23년만에 사형이 집행되는 순간, 마닐라의 DZBB라디오 방송에서는 사형수 레오 에체가라이(38)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딸을 강간한 혐의를 받은 에체라가이는 이날 마닐라 교외의 문티루파 교도소에서 독약주사 주입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는 사형 직전 『나의 사형집행은 정의를 사형시키는 것이며 나는 무죄다』라는 말을 남겼다.

사형 집행 수시간전 변호인단은 사형집행 연기를 다시 탄원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사면위원회 등 세계의 인권단체들도 집단적인 탄원과 성명을 발표, 자비를 촉구했다. 그러나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짐승만도 못한 범죄인은 죽어 마땅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필리핀 대다수 국민들은 각종 강력범죄로 인한 피해가 늘면서 범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처를 옹호하고 있다. 필리핀은 87년 사형제도를 폐지했으나 범죄가 급증하자 94년 부활했다. 현재 사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는 915명. 18개월내로 21명이 처형될 예정이다.

에체가라이는 94년 의붓딸을 강간한 혐의로 체포돼 사형이 선고돼 지난 달에 집행될 예정이었으나 대법원이 사형 집행 6개월 연기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의회에서 집행연기를 부결시켜 이날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DZBB방송은 이날 에체라가이가 일주일전 교도소에서 아내와 가진 15분간의 전화통화 테이프를 사형집행 시간에 맞춰 방송했다.

/배국남기자 knba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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