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국산만화 인기 일본 눌렀다
1999/02/05(금) 17:55
「슬램덩크」에서 「용비불패」로. 만화잡지에 연재중인 국산만화의 인기가 일본만화를 앞질렀다. 부킹, 영챔프, 아이큐점프 등 주요 만화잡지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매달 2회씩 벌이는 연재만화 인기도조사 결과 국산만화가 1~3위를 독식하고 있다. 코믹무협물 「드래곤볼」과 농구소재의 「슬램덩크」, SF로봇물 「신세기 에발겔리온」등으로 80년대 중반부터 이어져온 일본만화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
부킹의 인기 1위는 문정후(33)의 정통무협물 「용비불패」. 「짜장면」(허영만) 「야후」(윤태호)가 2, 3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 12월 창간호부터 연재중인 「용비불패」는 신비의 계곡 무해곡을 배경으로 도식적인 선악대결대신 등장인물들간의 얽히고 설킨 애증관계 묘사가 압권이다. 특히 무협물 특유의 액션 묘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 97년말부터 대만 만화잡지 「보도소년」에도 연재되면서 대만작품과 인기 1, 2위를 다투고 있다.
아이큐점프에서는 1년여 연재중인 댄스만화 「힙합」이 1위. SBS무용단 출신인 작가 김수용(29)의 섬세한 춤동작 묘사, 주인공 태하와 바비의 춤에 대한 병적인 열정이 인기 비결이다. 4권까지 나온 단행본도 모두 10만부씩 팔려나갔을 정도이다. 2,3위는 아동명랑물 「까꿍」(이충호), 무협물 「천랑열전」(박성우)이다. 영챔프에서는 양재현(30)의 코믹무협물 「열혈강호」가 94년 5월 창간이래 줄곧 1, 2위를 지켜하고 있다. 사파(邪派)의 제자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 주인공 한비광의 독특한 캐릭터가 특징. 무공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무한한 내공의 힘이 매력적이라 일본만화잡지 비무(Beam)에도 게재되고 있다. 2, 3위는 퇴마물 「아일랜드」(양경일)와 판타지물 「교무의원」(임광묵).
반면 일본만화는 「슬램덩크」의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처음으로 시도한 무협물 「배가본드」는 물론 「오 나의 여신님」(후지시마 고스케), 「바람의 검심」(와쓰키 노부히로·和月伸宏)등이 모두 4위이다. 일본에서 「드래곤볼」을 제친 유일한 작품 「소년탐정 김전일」(아이큐점프)은 아예 중위권. 학산문화사 박성식편집팀장은 『신세대 작가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탄탄한 드라마적 요소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ankookilbo.co.kr
각 만화잡지에서 인기 1위를 달리고 있는 「용비불패」(위쪽·부킹)와 「힙합」(아이큐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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