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프리마코프 총리 '재벌과 전쟁'
1999/02/04(목) 17:48
러시아 정국의 중심에 나서고 있는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가 최대의 정치재벌에 전쟁을 선포했다.
러시아 검찰과 연방보안국(FBS)은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독립국가연합(CIS) 사무총장이 대주주인 석유기업 시브네프티사를 수색,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불법도청 증거인 장비와 서류·녹음테이프 등을 압수했다고 3일 발표했다.
시브네프티사는 계열사인 사설경호업체 아톨사를 통해 주요 정치인에 대한 도청은 물론, 외화 밀반출과 돈 세탁을 일삼는 경제범죄의 온상으로 꼽혀왔다.
프리마코프는 베레조프스키를 러시아 경제파탄의 주범으로 보아왔고, 베레조프스키는 이 때문에 프리마코프의 총리 임명을 결사 반대했다. 2일 유리 스쿠라토프 검찰총장이 사임한 것도 베레조프스키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다 프리마코프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달 프리마코프는 대통령의 국가두마(하원)해산권 불행사_하원의 대통령 탄핵 정지, 대통령의 내각경질 중단_하원의 내각불신임안 제안 정지, 퇴임후 대통령에게 명예상원의원 지위부여_형사 면책특권 부여 등 정치휴전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역대 총리가 옐친 대통령과 공산당이 다수인 하원 사이에 끼어 이용만 당한 뒤 희생양으로 물러났던 정국 구도를 깨고 입지와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옐친은 대통령 권한제한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프리마코프의 제안 이틀 뒤 그의 지지세력인 치토프 사마라주지사 등 20여명의 주지사들이 새로운 정치조직 결성을 발표해 결국 프리마코프가 대권도전을 적극 준비중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신윤석기자 ysshi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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