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달' 뜨지 않았다
1999/02/05(금) 08:18
인공 월광(月光) 계획이 실패했다.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호의 승무원들은 4일 오후 3시 12분(모스크바 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9시 12분) 태양광선을 반사시켜 지구로 보내는 「즈나먀_2.5」 실험을 실시했으나 인공월광은 지구 표면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 실험은 금속막으로 만든 지름 25㎙의 대형 거울을 미르호 주변에 펼쳐 태양광선을 지구에 비추는 것으로 모스크바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 예정대로 시작됐다.
미르호 승무원들은 먼저 미르호에 연결됐던 화물선 프로그레스호를 분리, 400㎙ 정도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거대한 거울이 달린 프로그레스호는 지난해 10월 띄워놓은 것.
승무원들은 원격조종을 통해 이 대형 거울을 펼쳤다. 당초 계획대로였다면 승무원들이 조종장치를 이용해 거울을 움직이며 북반구 9개 도시에 각각 15초 정도 태양광선을 비출 수 있었다.
그러나 미르호의 선장 게나디 파달카는 예정시간 1분후 『대형거울이 멈췄다』고 알려왔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옛 소련공화국 일부지역에서부터 독일과 체코, 벨기에, 캐나다 남부와 미국 시애틀 등지에서 날씨가 좋은 곳에서는 진짜 달 옆에 뜬 「인공달」을 볼 수 있었던 실험은 일단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반사한 태양광선의 밝기는 보름달의 5~10배 정도. 우주거울은 일조량이 부족한 북반구의 도시들에서 여러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가 진전되면 낮의 길이를 늘릴 수 있고,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거나 한밤중에 일어나는 대형 사고나 천재지변 때 조명등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달이 빛과 어둠의 패턴에 영향을 줌으로써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어로 「깃발」이라는 뜻의 「즈나먀」실험은 앞서 93년 2월에도 이뤄졌으나 역시 실패로 끝났다.김지영기자 kimj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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