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국회논란] 여 '국회소집' 비난하자 야 '허물덮기'
1999/02/04(목) 18:35
「방탄 국회」논란이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 4일 한나라당이 8일께부터 제201회 임시국회를 소집키로 결정하자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당은 『법질서와 의회의 존엄성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강력 비난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는 『이번 국회는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의 구속을 막기 위한 5번째 방탄국회』라며 『이회창(李會昌)총재와 한나라당은 국회를 보신용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이 한나라당의 합의소집요구를 거부하고 국회 불참방침을 밝힌 것은 물론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및 검찰총장 탄핵안 처리, 한일 어업협정에 따른 어민 피해대책 수립 등 「장황한」 국회소집 이유를 제시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방탄국회 시비가 곤혹스러운 눈치다. 당초 일요일인 7일부터 국회를 소집키로 했다가 개회일을 하루, 이틀 늦추기로 방침을 바꾼 것도 여론의 비난을 다소나마 불식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정치검찰이 수사를 온당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이 소속의원을 보호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일부 참석자의 「정면돌파론」이 묵살된 것도 같은 맥락.
대신 한나라당은 「방탄 대통령」이라는 화두로 「물타기」를 시도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시중에는 대통령이 국방장관, 안기부장, 검찰총장의 허물을 혼자 막아내고 있는 탓에 방탄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회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대변인은 『이는 「대통령에겐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오만의 표현으로, 이런 식의 행태가 황제적 대통령을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성식기자 ssyo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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