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Life] 얼음신이 빚은 거인나라
1999/02/03(수) 18:37
- 일본 미야기 스미카와 스키장
「눈 안개 나무가 빚은 만물상」. 일본 동북지방 미야기(宮城)현 자오(藏王)연봉(連峰) 스미카와(澄川) 스키장에는 기기묘묘한 형태의 얼음나무가 자라고 있다. 주효(樹氷) 또는 눈 괴물(Snow monster)이라고 불리는 자오산의 얼음나무는 주변의 스키장, 온천과 함께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효는 영하 5~10도 전후에서 냉각된 안개가 나무에 충돌하면서 급속히 얼어붙은 후 그 위에 눈이 쌓이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형성된 일종의 얼음. 뼈대를 이루는 잣나무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결과물은 각양각색이다. 풍향, 풍속, 나무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아이를 품은 엄마부터 남녀가 부둥켜안은 모습, 코끼리 사슴 등 갖가지 동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들어있다. 자오산안내를 맡은 사쿠라다 에이코(櫻田英子) 미야기현 관광계직원은 『주민들은 특이한 설경을 두고 「신들의 산」이라고 부른다』고 자랑했다.
주효를 감상하는 일반적인 코스는 스키장에서 운행하는 설상차(雪上車)를 타고 1,600m지점까지 올라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 천장과 4면이 유리로 된 설상차를 타고 1시간 정도 오르는 길에서는 좌우에 장승처럼 늘어서 있는 주효를 찬찬히 만날 수 있다.
요즘엔 하루에 3~4차례씩 스키어들을 태우고 정상까지 왕복한다고 한다. 설상차가 잠시 쉬는 동안 차에서 내려 주효에 다가가 만져보니 얼음처럼 딱딱하다. 엄청난 무게를 짊어진 나무가 봄이면 새로운 싹을 틔운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또 슬로프에서는 스키어들이 듬성듬성 서있는 주효를 기문으로 삼아 날렵하게 내려간다.
자오산 주변은 「아무 곳이나 땅을 파면 온천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온천이 많고 유명하다. 자오산에 이르는 길목에는 일본의 3대 온천에 속하는 1,500여년의 역사아키우(秋保)온천이 있고 산 바로 아래에는 가가(峨峨)온천과 도가타(遠刈田)온천이 자리잡고 있다.
이노 마코토(猪野信)미야기현 서울사무소장은 『미야기현은 한국과 위도상으로도 비슷하지만 정서와 음식이 유사해 한국인들에게 좋은 관광지』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센다이(仙台)공항으로 가는 비행기편을 매일 운항한다. 센다이에서 버스로 40분 거리로 하루 10편이 운행한다. 호텔에 묵으며 1박2일로 온천을 즐기는 상품이 현지에서 1만8,000엔이다. 미야기현 서울사무소 (02)725-3978
/미야기(宮城)=최진환기자 choi@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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