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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지연·혈연의 폐단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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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지연·혈연의 폐단 고치자

입력
1999.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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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지연·혈연의 폐단 고치자

1999/02/03(수) 17:34

- 신 준이치(愼潤一) 한국엡손 부장 -

2년전 IMF체제가 시작되면서 한동안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러나 제2의 건국캠페인도 있는 것처럼, 한국이 꼭 이 난국을 이겨내 활력있는 경제를 되찾기를 바란다.

이는 나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일본을 능가하는 나라가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IMF체제는 1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은 92년경에 버블경제가 붕괴되어, 그 후의 저성장은 눈 뜨고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여기서 일본경제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늘어놓을 생각은 결코 없지만 그 경제실추의 이유를 세가지 정도로 생각해 보고 싶다.

먼저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을 핵으로 한 폐쇄적 노사관행, 다음은 내부유보에 치우친 선행투자형 재무체질, 마지막으로 일본 특유의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이다.

이러한 툴(tool)은 일본경제를 리드해왔지만 냉전구조가 종식되고, 전세계적으로 경쟁하는 시대에는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종래의 방법으로 이루어낸 성공체험으로 도피하기 위해서 종래의 고정관념에 기초한 관행이 최고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이 공황에 빠지지 않는 것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방대한 자산으로 연명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러한 자산은 기대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위기극복은 일본보다 훨씬 단기간에 이루어지리라 예상된다.

현재 빅딜 등 경제개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개혁 이전에 더욱 더 기본적인 것을 한 번 돌아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같은 핏줄, 같은 고향, 같은 학교를 중시하는 것은 강점이 있긴 하지만 이를 기화로 기회주의, 이기주의, 독선주의에 빠지지는 않았을까.

자기의 출신기반, 혈통을 방패로 교만하게 자사 이기주의를 밀고 나가며, 항상 자기가 최고라는 한심한 착각에 집착했던 일은 없었는가. 많약 그렇다면 이번에 그러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고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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