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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경제 앞길의 세가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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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경제 앞길의 세가지 걸림돌

입력
1999.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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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경제 앞길의 세가지 걸림돌

1999/02/03(수) 16:49

-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 -

새해들어 미국 여자프로골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세리선수가 두드러진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 많은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어서 그렇겠지만 혹시 (데뷔 첫 해에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겪게 되는) 이른바 『2년생 징크스』가 아닌지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초년도에 잘한데 대한 정신적 부담과 일부 자만심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해 우리는 세계가 놀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경제위기를 헤쳐나갔다. 경제회복의 2년차를 맞은 우리 경제가 『2년생 징크스』를 겪지 않고 진정한 도약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들을 같이 생각해 보자.

첫째로 우리는 자기만족에 빠져서는 안 된다. 경제가 여러 부문에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위기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한 단계이다.

터널을 벗어나더라도 밖에는 안개가 끼어 있는지 비가 오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경제가 어느 정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금리도 내려가 부담이 줄어들자 구조조정을 늦추려는 움직임이 생겨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고 각종 제도와 관행을 국제기준에 맞추어 가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지금 하지 못하면 영원히 불가능할 지 모른다.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구조조정을 밀고 나갈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둘째로 사회안정없이 구조조정이나 경제회복은 불가능하다. 최근 브라질의 경제위기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갈등으로 촉발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회안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사실 지난해 우리나라가 기업부도가 급증하고 실업자가 늘어나는데도 큰 사회적 혼란 없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을 보고 세계가 탄복한 바 있다.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바로 온 국민이 나라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참아주고 협조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올해도 실업문제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의 노력 못지 않게 가족과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하는 국민적 단합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할 것이다. 80년대 미국에서는 전국민의 4분의 3이 직간접적으로 실업을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다.

지금 미국이 구가하고 있는 번영은 가슴 아팠던 지난날의 경험이 밑받침이 되었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사회안정과 관련해 안타까운 것은, 최근 특정지역에 대한 차별설 등이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경제력이나 산업특성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국무위원으로서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고 싶은 점은 「국민의 정부」에 들어서는 경제부문에 있어서 지역을 이유로 한 차별은 없다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오늘부터는 경제부처장관들이 지방을

방문하여 현지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해결하며, 사실 그대로를 설명하려고 한다. 아울러 정부로서는 공명정대하게 정책을 수행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끝으로 개방경제체제에 사는 우리는 국제경제환경을 주시해야 한다.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고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통상압력이 거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도 브라질 등 중남미의 어려움, 러시아와 중국의 불안요인 등으로 불투명한 측면이 많고 국제금융질서의 재편논의 등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읽지 못해 뒤쳐졌던 한 세기전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항상 눈을 크게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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