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의사명단 인터넷공개 반낙태자들 배상평결
1999/02/03(수) 18:17
「생명을 존중하는 반낙태주의자도 자신의 신념을 전파하는 운동과 과정은 정당해야 한다」. 미국민들은 2일 인터넷을 통한 반낙태운동을 전개하다 제소돼 거액의 배상금 지급 평결을 받은 낙태반대주의자들에 대해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미 오리건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200여명의 낙태의사의 명단과 주소, 의사면허번호 등을 게재한 「뉘렘베르그 재판」웹사이트를 운영한 캐서린 래미 등 14명의 반낙태주의자들은 1억 700만달러의 배상금을 의사와 낙태운동단체 「가족계획」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정밖에서 낙태찬성과 반대주의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판결을 내린 배심원단은 『피고들이 의사들의 명단을 게재한 웹사이트를 수배전단식으로 만든 것은 의사들에게 살해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 이유를 밝혔다.
래미 등 반낙태주의자 14명은 「뉘른베르그 재판」을 본 딴 「뉘렘베르그 재판」웹사이트에 「아기 살해자」라는 제목을 붙여 낙태의사들의 명단과 주소 전화번화 자녀이름 등을 공개했다.
또 현상금 걸린 그림까지 곁들여 12명의 낙태 의사 이름을 적어 수배자처럼 생각들게 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반낙태주의자들에 의해 살해된 바넷 슬레피언 박사 등 테러당한 의사들의 이름 앞에는 십자가 표시까지 했다.
가족계획의 대표 글로리아 펠트와 낙태의사들은 문제의 웹사이트가 운영된 후 테러협박 등 생명의 위협을 줄기차게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래미 등 14명의 피고와 「생명존중을 위한 미국연대」등 두 반낙태운동단체들은 『아기를 살해한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번 평결은 도덕과 헌법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고 주장했다.
/배국남기자 knba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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