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비리] 연판장에 담긴 내용
1999/02/02(화) 16:08
서울지검 평검사들이 검찰총장 등 수뇌부 퇴진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서명한 연판장은 서신문 형식으로 된 A4용지 2장 분량이다. 연판장 뒤에는 서명용지가 붙여져 있어 이름을 쓴 뒤 서명하도록 돼 있다.
「검찰총장님께」로 시작되는 연판장은 『이번 사태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이번 사태에서 총장이나 수뇌부도 책임져야 한다』고 명백히 하고 있다.
소장검사들은 연판장에서 총장 퇴진보다는 더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연판장은 『단순히 총장의 퇴진만이 능사가 아니며 차제에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최대한 독립해 정치적 중립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판장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총장 임명시 인사청문회를 개최해야 하며 검찰 인사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정부부처인 법무부가 쥐고 있는 검찰 인사권을 대검으로 이관해 인사시 정치권을 바라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판장은 『이처럼 인사나 예산을 독립하지 않고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상 확립은 요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연판장 내용은 그동안 재야 법조계에서 줄기차게 제기돼 왔던 검찰중립화 방안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판장은 또 대전사건 처리방안에 대한 수뇌부의 방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이번 사건 처리결과에 대해 검찰내부에서조차 납득하지 못하면 어떻게 일반 국민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바탕을 하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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