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이 술렁댄다
1999/02/02(화) 17:06
겨울방학을 이용해 이사를 서둘러야 하는 전세입자들에게 요즘 큰 부담이 하나 생겼다. 아파트 전세값이 만만치않게 올라있는데다 그나마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어 마땅한 전세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전세시장이 수상하다 전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 강남과 일산 분당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1,000만~2,000만원대의 가격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목동 현대아파트 34평의 경우 지난해말 8,500만원이던 전세값이 9,500만~1억원으로 1,000만~1,500만원이 올랐다. 반포 한신아파트 35평도 9,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2,000만원이 껑충 뛰었다.
1억7,000만원선이던 문정동 훼미리아파트 56평은 3,000만원이 오른 2억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소형 평수도 마찬가지여서 상계동 주공12단지 21평형은 3,700만원에서 4,200만원으로 500만원 정도 올랐다.
일산 분당등 신도시 전세시장도 강세다. 마두동 강촌 동아 33평은 6,5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1,000만원이 올랐다. 백석동 흰돌서안 23평은 5,500만원에 거래, 1,000만원의 가격상승이 이루어졌다. 분당 시범한신 32평의 경우 9,000만원에서 9,700만원으로 700만원이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시범삼성 49평은 1억2,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1,000만원이 올랐다.
왜 오르는 걸까 전세값이 오르는 주된 이유는 수요와 공급곡선이 크게 어긋나고 있기 때문. 전세를 구해달라는 사람은 줄을 서 있는데 비해 전세시장에 나와있는 공급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반포 공인중개사 박병운대표는 『전세를 찾는 사람들은 많은데 매물은 거의 나오지않고 있어 전세값이 부르는 게 값처럼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신학기를 앞두고 이사를 해두려는 사람들이 몰린다.
여기에다 올해들어 금리인하등 경제여건이 호전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후 결혼을 늦췄던 신혼수요와 생활부담을 덜기 위해 잠시 집을 합쳤던 일가족들의 재분가수요까지 겹치고 있다는 것이 일선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공급시장은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 마두동 청솔공인중개사 정찬화대표는 『지난해초 전세대란을 겪으면서 전세물량의 절반정도가 재계약과정을 거쳤기때문에 올봄에 나올수 있는 매물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한다 부동산뱅크 김우희편집장은 『신학기수요에 이어 봄철이사철 수요가 이어지는 4월까지는 전세값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 전세시장에 물어닥칠 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 집값의 20~30%만 들고 있어도 내집마련이 가능한 주택저당채권(MBS)의 등장이 예고돼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은 『주택저당채권이 본격 도입되면 전세수요자들이 서서히 내집마련에 나서면서 전세시장에 공급물량이 넘쳐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세값도 점차 약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병주기자 bj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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