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김남주시인 5주기 추모 활발
1999/02/02(화) 17:52
13일은 고 김남주(1946~94) 시인의 5주기. 남민전 사건으로 10년간 투옥된 뒤 출소했지만 췌장암 투병 끝에 숨진 김시인을 추모하는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김씨의 선배작가인 소설가 황석영(56)씨가 김씨의 시 가운데 서정시편을 위주로 골라 묶은 「김남주 서정시집」을 금주중 출간한다. 황씨는 시집 발문에서 『시인과 시가 시대정신의 꽃이라면, 남주야말로 남도의 동백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혁명 투쟁 제국주의라는 단어가 그의 시의 대명사처럼 되어있지만, 남주는 하이네 네루다처럼 혁명과 투쟁과 사랑을 서정시에 부쳐 노래한 시인이었다』고 회고했다. 시집에는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물 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봄 따라 여름 가고 가을도 깊었으니/나도 이제 깊은 강 잔잔하게 흘러/어디 따뜻한 겨울잠을 자러 가지」(「물 따라 나도 가면서」)처럼 티없이 맑은 서정을 노래한 시 53편이 실려있다.
김씨의 부인 박광숙(49)씨는 산문집 「빈 들에 나무를 심다」(푸른숲 발행)를 냈다. 국어교사 출신으로 역시 남민전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김씨를 옥바라지하다 결혼한 박씨는 아들 토일이(11)와 함께 강화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산문집에는 농사꾼으로 살아가면서 발견한 노동의 기쁨과 자연의 교훈에 대한 깨우침의 글, 김씨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글이 묶여있다.
또 도서출판 이룸은 김씨가 투옥중 박씨에게 우유곽과 화장지 등에 몰래 써서 보낸 편지를 모은 서간집 「편지 - 20세기 최고의 연서」를 낸다. 김남주 추모사업회는 작가회의와 5월중 광주에 그의 시비를 건립할 예정이고, 작가회의는 2월20~21일 서울 해남 광주를 돌아보는 「김남주 문학기행」을 한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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