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마당] `용의 눈물' 콤비 다시 뭉쳤다
1999/02/02(화) 18:09
화제작 「용의 눈물」의 연출자 김재형(63)PD와 작가 이환경(48)씨가 8개월여만에 다시 만났다. KBS 1TV가 10월2일 첫 방송할 102부작 대하사극 「왕건」(가제)을 통해서다. 드라마사상 처음으로 고려사를 정면에서 다룰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우선 이씨는 드라마를 위해 국내에 나와있는 고려사 논문 300여편과 왕건을 다룬 논문 100여편을 섭렵했다. 「왕건의 3대조 이상 족보가 없다」「왕건의 아버지는 신라에서 당나라로 건너가 중국 성씨를 취한 사람이다」등 재미있는 재야논문도 참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말까지 제작방향과 전체줄거리를 완성할 계획이다. 다행히 올해 집필키로 계약한 SBS 드라마 「장길산」의 방영도 내년말로 미뤄진 상태.
『왕건이 아버지와 함께 궁예의 휘하에 들어가 40여년간 크고 작은 전투를 거쳐 고려를 개국하는 과정이 작품의 뼈대입니다. 자웅을 겨뤘던 후백제의 견훤 이야기, 애꾸눈에 병졸과 동고동락했던 궁예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겠지요. 특히 인간적인 장수 궁예에 애착이 갑니다』
지난 해 11월 대구 대경대 방송연예제작과 전임교수로 임명된 김PD 역시 의욕에 차 있다. 왕건이 태어났던 개성은 김PD가 초등학교 5학년때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곳. 지금도 선죽교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한다. 『2000년 통일시대를 앞두고 「합의」와 「덕치」를 내세웠던 왕건의 이야기라 연출가로서는 더이상 소원이 없을 정도입니다. 왕건의 인간적 풍모외에도 그의 정신적 지주였던 도선국사, 나라를 세우는 일에 함께 했던 참모들의 세계도 다루겠습니다. 당시 의상과 언어, 건축양식을 제대로 복원하는데도 신경을 써야겠죠』
KBS는 드라마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4월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 「용사골」계곡에 1만평규모의 「왕건」전용세트장을 세우기로 했다. 세트제작비만 30억원. 이와 함께 왕건의 주요 활동무대가 현재 북한지역인 만큼, 북한 여배우 출연이나 개성 현지촬영도 추진할 게획이다. 캐스팅은 아직 백지상태이며 촬영은 6월부터 시작한다. 김관명기자 kimkwmy@hankookilbo.co.kr
「왕건」을 제작하는 김재형PD(왼쪽)와 작가 이환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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