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훌륭한 개혁자들은 급진 아닌 보수주의자"
1999/02/01(월) 17:54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금융 구조조정은 어떤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는가. 정부개입의 시스템인가, 아니면 자유경쟁의 시스템인가. 원로경제학자출신의 정치인인 조순(趙淳·사진)한나라당 명예총재는 정치입문후 처음으로 낸 저서를 통해 『아직은 알 수 없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책이름은 「창조와 파괴-경제재생을 위한 조순의 제언」(법문사). 조명예총재는 『정당의 입장을 전혀 대변하지 않았다』며 『대학교수 시절의 심정으로 국가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조 명예총재는 이 책에서 훌륭한 개혁자들은 어느 나라에 있어서나 급진주의자가 아니고 보수주의자라고 강조했다. 그 예로 미국의 레이건 전대통령, 영국의 대처 전총리, 싱가포르의 리콴유(李光耀) 전총리 등을 들었다.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은 혁명가이면서도 보수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조 명예총재는 또 『개혁은 문화를 바꾸는 장정(長征)』이라며 『개혁의 시계(視界·Time Horizon)가 적어도 10년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이 부강한 나라가 된 이유의 한가지로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한 것을 든 것도 흥미롭다. 고전학파 창시자인 리카도, 19세기 최고의 금융학자인 손턴, 자유주의 경제학의 대가 존 스튜어트 밀 등이 모두 국회의원을 지냈고 알프레드 마샬은 늘 국회에 나가 증언했으며 케인즈는 재무부 고문을 맡았다는 것이다.
한편 조순명예총재의 후원회(위원장 김동길·金東吉전연세대부총장)는 4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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