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국립과학관 정동찬 과학기술사실장
1999/02/01(월) 17:57
『과학관이 무슨 민속관이냐, 하는 분들이 있어요. 서양사람들 보세요. 탈레스가 물질이 어떻게 구성돼 있다 한 걸 과학의 시초로 삼지 않아요? 서양서 공부하고 온 분들은 전통과학이라면 천문지리나 군사, 과학자라면 18세기 실학자만 드는데 그거 아니에요. 석기시대의 토기, 못을 안 치고 만든 지게, 대장간등 모든 의식주에 과학적 원리가 스며 있는 걸 알아아죠』
대전 국립과학관의 정동찬(42)과학기술사연구실장은 할 말이 많다. 특강이라도 하면 끝나는 시간을 맞춘 적이 없다. 해학이 섞인 그의 주장은 「우리의 과학이 있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과학관 3층 한국과학기술사코너에는 구석기~조선의 유물과 모형 1,500점이 전시돼 있다. 그래서 민속관 운운 하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정실장의 설명을 들으면 대패에 신체공학이 있고 가래에 운동의 원리가 보인다.
정실장은 「과학」이라는 말 자체가 100년밖에 안 된 것이라며 「궁리」나 「격물치지」라는 용어를 내놓는다. 그의 생각을 농축한 「겨레과학」이라는 말은 이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93년부터 과학기술사연구실에서 「전통과학기술 조사연구」라는 연구보고서를 내면서 전통공예 의식주를 과학으로 접근하게 됐다고 그는 자부한다.
그는 『문화재를 다시 지정하자』는 주장을 편다. 해시계 측우기등 과학문화재의 범위가 뻔한데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기술과 유물이 얼마나 많으냐며 문화재나 사적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제 공예품엔 장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우리 과학교과서에는 에디슨같은 서양인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우리 것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는 있지요. 그러나 우리가 18세기 전까지 가장 큰 로켓(화차)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고 있다면 얼마나 희망찬 일이 많겠어요』 김희원기자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