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태국판 경제청문회도 "네탓" 공방
1999/02/01(월) 17:46
지난 주말 방콕의 국회의사당에서는 태국판 「경제청문회」가 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관련,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것이다.
TV로 생중계된 토론에서 야당은 IMF 주도의 경제정책을 맹렬히 비난하며 3명의 경제각료들에 대해 불신임투표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1일 타린 님마나해민다 재무장관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돼 그는 옷을 벗었다.
타린 재무장관은 태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인 97년 11월 출범한 추안 리크파이 정부에서 IMF의 개혁 요구를 충실하게 수행해 온 인물. 야당인 신희망당은 타린이 「서양사람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며 『서양인들은 무기를 사용하는 대신 자기네 문화를 이용해 우리를 바꿔놓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야당의 주장은 IMF의 요구로 이뤄진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이 실업률 증가를 초래하는 등 태국 경제에 미친 부작용을 겨냥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은 그러나 야당의 공격에 대해 누구의 잘못이냐를 따졌다. 야당 당수인 차왈릿 용차이윳 전 총리의 재임시인 97년 8월 태국은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총리직에서 쫓겨났던 장본인이 이제 IMF와 정부에 거꾸로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 타린 재무장관은 『97년 경제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을 다 써버려 IMF로 내몬 것은 바로 당신』이라며 차왈릿을 비난했다. /김지영기자 kimj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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