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DJ 내각제 얘기" 파트너 누구인가
1999/02/01(월) 17:48
1일 자민련 사람들의 관심은 『내각제 시기문제등에 대해 자민련 지도부와 사적으로 얘기한 일이 있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언급에 쏠렸다. 「사적 파트너의 실체」가 과연 누구냐는 궁금증에서다. 더구나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JP)총리측과 박태준(朴泰俊·TJ)총재, 최고고문인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박철언(朴哲彦)부총재등 「파트너」로 거론된 인사들이 모두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는 바람에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이들은 서로 상대방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며 은근히 신경전까지 벌였다.
박총재는 이날 자민련 월례조회에서 『김대통령과 사적으로 내각제에 관해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김대통령과 김총리간에 어느 정도 말씀이 있었다는 감(感)을 갖고있다』고 JP측에 공을 넘겼다. 박총재는 이어 『지난해말 김대통령이 총리와 대화를 하겠다고 한 이후 겸허하게 기다린다는 입장을 갖고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김총리가 김대통령과 그런 얘기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JP의 복심(復心)으로 통하는 이완구(李完九)대변인도 『총리는 19일 대통령과 3차 독대를 끝낸 뒤 「내각제의 내자도 꺼낸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대통령과 박총재의 주례회동에서 내각제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역으로 TJ측을 겨냥했다.
JP와 TJ측 모두 대통령과의 내각제 교감 가능성을 부인하자 지난해 청와대에서 김대통령과 각각 두차례 이상 독대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박준규의장과 박철언부총재에게 의심의 화살이 돌아갔다. 그러나 박부총재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나는 총리, 총재, 국회의장등의 지도부 반열에 속하지 않는다』고 부인했고, 박의장 측근도 『의장은 내각제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얘기할 처지에 있지 않다』고 항변했다. 모두 「파트너」임을 부인하자 당내에서는 『김대통령이 빈말을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왔다. 내각제가 당론인 자민련에서조차 개헌문제는 참으로 다루기 힘든 뜨거운 감자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광덕기자 kd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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