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영화 제작-배급 "뭉쳐야 산다"
1999/02/01(월) 18:02
뭉쳐야 산다. 한국영화 제작과 배급에서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시네마서비스(대표 강우석)가 새영화 「마요네즈」부터 직배사 폭스코리아에 배급을 맡기는가 하면 1월에는 영화투자사 「유니코리아」(대표 문성근)가 탄생했다. 31일에는 「섬(SUM)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섬」은 영화사 신씨네(대표 신철) 우노필름(대표 차승재) 명필름(대표 이은)의 영문 이니셜을 합친 것. 이들은「약속」「접속」「해사 서쪽에서 뜬다면」「처녀들의 저녁식사」「태양은 없다」등 흥행작을 만들어낸 충무로 젊은 영화제작자 3인방이다. 「섬」은 1년에 10편 가까운 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차승재씨는 『잠재된 자본을 찾고 서로간 과당경쟁을 방지하며 배급력을 키우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자본을 모으는데 3개사의 연대가 긍정적이라 판단했다는 것.
「섬」은 협동조합을 지향한다. 독자적으로 작품을 제작하되 기획단계부터 제작비 조달, 개봉시기, 배급문제를 세 회사가 협의해 결정한다. 효과적인 자본유치와 배급, 제작을 위해서 특정 투자사나 배급라인에 매달리지 않고 사안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동출자에 의한 합병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최근 스크린쿼터 폐지압력과 삼성까지 영상사업에 손을 떼려는 움직임 속에서 영화사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몸부림인 셈. 대기업이 영화사업을 포기하면서 영화계에서는 금융자본을 얻기 위한 과당경쟁, 배급라인 상실 등으로 영화사 전체가 공멸할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실제 우노필름은 8개 작품중 5개를 삼성자본에 의해 만들고 배급했으나 올해부터 끊어졌다.
시네마서비스는 이미 3년전에 서울극장라인과 손잡고 1년에 10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해왔다. 폭스코리아와도 또 손을 잡은 것은 작품이 늘어나면서 단일배급망으로 한계가 있는데다 비디오판매로 직배사의 자본을 활용한다는 뜻도 들어있다. 이같은 「뭉치기」에 대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로모색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파당성과 배타성만 낳는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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