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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수비전문선수의 반쪽짜리 코트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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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수비전문선수의 반쪽짜리 코트인생

입력
1999.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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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수비전문선수의 반쪽짜리 코트인생

1999/02/01(월) 16:30

사람들은 그들을 「베트콩」이라 부른다. 해결사로 통할때도 있다. 그들이 코트에 나서면 상대팀에는 움찔하는 선수가 있다. 팀의 주득점원이다.

그들은 바스켓은 외면한채 오로지 마크맨의 눈만 뚫어지게 쳐다본다. 상대가 아무리 떼내려해도 찰거머리처럼 붙어다닌다. 파울도 개의치 않는다. 조금전까지만해도 코트위를 펄펄 날던 상대 주득점원은 갑작스레 행동반경이 좁아지기 일쑤다.

수비전문선수. 야멸차게 말하면 그들은「반쪽짜리」다. 공격능력은 뛰어나지 않다. 그렇지만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감독들은 그들을 히든카드로 쥐고 있다가 고비마다 승부수로 던진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상대를 지치게 할만큼 쫓아다니려면 체력이 필수적이다. 스피드도 있다. 발이 늦으면 빠른 공격수를 잡기가 힘들다. 힘도 필요하다. 쉬지않고 몸싸움을 해 상대를 주눅들게 해야한다.

현대 다이냇에는 잘 짜여진 베스트5외에 수비전문선수가 여럿 있다. 노장 김지홍을 비롯해 이지승 박재현이 곧잘 수비수로 나선다. 이지승 박재현등은 주로 상대의 슈터를 잡으러(?) 나가고 김지홍은 골밑플레이어들을 막는다. 현대의 선두질주에는 이들의 땀방울도 큰힘이 됐다.

LG 세이커스 선수들은 모두가 수비도사로 불리지만 그 가운데서도 박규현이 최고다. 반쪽짜리 선수로 부르면 억울해할 만큼 공격에도 재주가 있는 박규현은 자신이 맡은 마크맨에게는 저승사자같다. 나산 플라망스의 김현국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만큼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김현국의 승부근성에는 모두가 혀를 내두른다.

윌리엄스와 루키 이은호에게 자리를 내준 대우 제우스의 정재헌도 올시즌 골밑전담수비선수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누구에게도 밀리지않는 힘과 노련함이 장점. 이밖에 삼성 썬더스의 김대현, 나래 블루버드의 장윤섭 등도 수비전문선수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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