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가 장기침체의 동면에서 본격적으로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전경련은 31일 6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0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가 100을 돌파한 것은 96년 6월(100)이후 2년8개월만이다. BSI가 100이상이면 기업들이 전달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100이하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각각 예상하고 있음을 뜻한다.
재정경제부 통계청 한국은행 산업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정부와 관변기관에서 경기회복을 전망하는 보고서를 낸 적은 많으나 재계를 대표하는 기관이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예고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지수(指數) 경기」뿐만아니라 「기업체감 경기」도 확실하게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전경련의 2월 BSI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판매 BSI지수가 104로 나타나 설연휴(15~17일) 특수와 정부의 경기진작정책등에 따른 기업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수출 BSI지수는 98로 1월에 비해 다소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설연휴로 인한 생산 및 통관일수의 감소와 원화환율의 급격한 하락추세가 수출업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사정 지수는 107로 금리인하와 통화공급확대, 외자유입확대 등으로 극심했던 신용경색과 자금난이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2개월만의 BSI 100돌파는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정부의 「예상밖 경기회복론」을 실물부문에서 뒷받침해주고 있다. 통계청도 최근 지난해 12월의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에 비해 4.7% 증가한데다 출하(0.3%) 및 기계수주(0.8%)의 증가, 소비감소폭의 둔화 등을 근거로 생산 및 소비부문의 실물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전경련은 그러나 큰 폭의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기진작정책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내수부진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많고, 원화의 급격한 절상에 따른 수출경쟁력약화, 중남미및 러시아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시장악화 등 대내외여건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의춘기자 e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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