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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연다] 전자상거래, 세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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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연다] 전자상거래, 세계시장

입력
1999.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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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대형서점은 어디일까. 미국사정에 밝은 사람이라면 흔히 『미국 전역 500여곳에 매장을 갖춘 「반스앤노블」서점』이라고 대답하겠지만 그같은 대답은 97년까지만 정답일뿐이다.믿을 수 없겠지만 미국에서 가장 큰 서점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즉 「사이버 공간(Cyber Space)」에 존재하는 「아마존」이라는 사이버 서점이다. 3년전 시애틀의 허름한 창고에서 7명의 직원이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시킨 「아마존」은 번듯한 매장도 없고 진열대도 없지만 취급서적은 「반스앤노블」의 두배인 300만권, 98년 연간 매출액이 6억달러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세계최대의 서점」이다.

■전자상거래, 인류의 생활방식을 바꾼다

사이버 서점인 「아마존」의 등장은 「새로운 천년(New Millenium)」의 도래와 함께 자본주의 경제구조의 기본틀을 뒤흔들고 있는 「전자상거래」의 엄청난 파괴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전자상거래는 인간문명이 시작된 이래 수천년간 존재해온, 재화와 서비스 교환의 장인 「시장(市場)」을 현실세계에서 사라지게 하는 대신 가상공간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는 단순히 시장의 개념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경제주체, 즉 개개인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에 철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작게는 가정생활에서부터 기업경영과 국가운영까지 불과 몇년전까지는 상상할 수 없던 「패러다임」을 수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바꿔버린 기업경영의 대표적 사례는 미국의 초우량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다. 96년부터 구매시스템을 전자거래방식으로 바꾼 GE는 인건비를 30%, 구매가격을 20%나 줄일 수 있었다. 전자거래방식의 자재조달시스템이 부품조달과정에 이전보다 많은 업체를 참여시켜 「더욱 싼 가격에, 더욱 품질좋은 부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IBM역시 96년 인터넷 재고관리 시스템을 도입, 재고를 40%(5억달러)나 줄이면서도 매출액은 30%이상 늘릴 수 있었다.

전자상거래는 기업들의 판매방식과 소비자들의 구매방식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기업들은 과거처럼 대량으로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놓을 필요가 없고 소비자들도 일일이 시장에 갈 필요가 없다. 실제로 미국의 청바지 메이커인 「리바이스」는 자사의 홈페이지(www.levi.com)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색이나 모양의 청바지를 주문받아 공급하는 「일대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롯데, 현대백화점 등이 선보이고 있는 「사이버 쇼핑몰」도 초보수준이지만 「알뜰쇼핑을 위해서는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는 쇼핑관행을 옛말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뒤지는 나라는 21세기에서 뒤진다

전자상거래의 터전인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한 97년이후 전자상거래의 막강한 파괴력이 확인되면서 「인터넷 상거래」의 패권을 쥐기 위한 선진국들의 패권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21세기에도 세계경제를 주도하려는 미국은 유럽연합(EU)의 반대에도 불구, 전자상거래가 이뤄지는 사이버 공간을 무관세지대로 만들자는 「인터넷 자유무역지대」를 부르짖고 있다.

실제로 전자상거래는 98년이후 잇따라 열리고 있는 국제기구 및 정상회담에서 주요의제로 채택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에 대한 국가의 개입범위와 관세부과 문제는 가장 뜨거운 핵심이슈이다. 요컨대 전자상거래로 국제무역이 이뤄질 경우 국가가 관세를 매길 수 있는가를 둘러싸고 미국과 EU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EU가 최근 「개별기업이 개인의 신상정보를 본인의 동의없이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미국이 즉각 「EU가 이같은 방침을 고수할 경우 양측간 전자상거래는 중단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전자상거래를 둘러싼 자본주의 양대축의 세력다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란 무엇인가

세계적 신용카드회사의 하나인 마스타카드는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EC)」를 「디지탈 기술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가치를 교환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보다 쉽게 풀이한다면 인터넷이 만들어낸 가상공간, 즉 「사이버 공간」에서 물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것이 「전자상거래」인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기업간 거래나 광고 역시 「전자상거래」에 포함된다.

「전자상거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행조건이 충족되야 한다. 우선 전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인터넷)가 마련되야 하고, 인터넷 이용자가 기존의 화폐대신 사이버공간에서 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나 전자화폐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전자상거래 성공의 마지막 「충족조건」은 거래자들의 개인신상과 거래내역을 해커로부터 지켜줄 「보안시스템(예를 들어 SET시스템)」에 달려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한 사업자들은 『보안상의 문제는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제한 물건이 배달되지 않거나, 구입가격보다 터무니 없이 많은 금액이 청구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 문제의 해결이야말로 「전자상거래 정착의 핵심」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조철환기자 chch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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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쇼핑 이미 성업중

아직까지 「전자상거래는 먼나라 얘기」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전자상거래를 응용한 「사이버 쇼핑」은 이미 우리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컴퓨터를 열기만 하면 중고물품, 쿠퐁, 컴퓨터, 유아용품 등을 싸게 판매하는 「사이버 쇼핑몰」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중개사이트를 이용하면 값싸게 나온 중고물품을 편리하게 살 수 있는데 「에프엠벼룩시장(www.fm.co.kr)」과 「4989장터(www.4989.co.kr)」가 대표적이다. 「에프엠벼룩시장」에서는 무료로 인터넷에 생활정보 광고를 게재할 수 있으며 「4989장터」에서는 회원들이 부동산 자동차 생활용품 등을 게시판에 올려 사고 팔수 있다.

상품을 싸게 살수 있는 쿠퐁을 제공하는 사이트도 인기가 높다. 여기에 접속, 필요한 쿠퐁을 프린터로 인쇄해두면 해당 상품을 구입할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쿠폰(www.coupon.co.kr)」과 「쿠폰피아(www.couponpia.co.kr)」가 대표적인 사이트다.

컴퓨터 전문쇼핑몰을 이용하면 컴퓨터는 물론 관련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용산넷(www.yongsan.net)」에서는 용산전자상가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의 소개는 물론 조립PC및 고객이 직접 조립해 사용하는 「DIY PC」에 대한 견적을 제공해준다. 아이들을 위한 유아용품 전문매장도 사이버시장에 개장했다. 「아이사랑(www.isarang.com)」에서는 신생아부터 7세미만의 유아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쇼핑메뉴외에도 사이버 소아과, 교육상담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어린이 교육용품 전문 쇼핑몰인 「키드마트(www.wowkid.co.kr)」에서는 각종 학습교재는 물론 의류와 장남감 등도 취급한다. 「인터넷 토이즈(www.toys.co.kr)」는 완구 전문 쇼핑몰인데 꼬마들의 성장과정에 맞게 일반완구 인형 로봇 지능개발완구 등으로 구분, 원하는 상품을 쉽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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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필수품 전자화폐

전자상거래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자화폐」가 21세기 신개념화폐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이뤄질때 지불수단으로 사용되는 전자화폐는 현재 유통되는 주화, 지폐 등 실물화폐와 동일한 특성과 유통경로를 갖고 있으면서도 디지털 방식의 전자지갑에 가치가 저장, 이전되는 화폐이다.

■전자화폐에도 종류가 있다

전자화폐는 크게 네트워크형과 IC카드형의 두가지로 나뉜다. 대표적인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는 네덜란드 디지캐시사가 개발한 「이캐시(e-cash)」이고, IC카드의 대표주자는 마스타카드가 추진중인 「몬덱스카드」이다.

이캐시는 고객이 인터넷에 접속된 거래은행의 계좌에서 인터넷안에 설치된 이캐시 계좌로 일정금액을 이체한뒤 물건을 구입할때마다 대금을 판매자의 이캐시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이다. 이캐쉬는 무기명 거래가 가능, 고객의 신원이 보장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 97년 9월부터 이캐시를 독일전역에서 시험운용하고 있다. 또 핀란드와 호주도 이캐시를 전자화폐로 활용한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중이다,

IC카드는 반도체칩이 내장된 카드에 현금을 이체받아 휴대하고 있다가 상거래가 발생할때마다 컴퓨터나 카드인식기에 넣어 결제하는 방법이다. 소액거래나 보안에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는데 호주, 뉴질랜드에서 시범운영중이다.

■한국에서는 9월부터 시작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한국에서도 전자화폐가 시험운용된다.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 코리아는 9월부터 한양대 서울·안산캠퍼스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 3만5,000명에게 신분증기능이 추가된 「몬덱스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다. 한국은행도 10월부터 서울 명동, 여의도처럼 인구가 많고 상가가 밀집된 지역이나 경주 등 관광지에서 6~10개월동안의 시험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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