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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같은 수용소서 밥이나 제대로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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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같은 수용소서 밥이나 제대로 먹을까..."

입력
1999.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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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 보다 심하다는 수용소에 갇혀있다니…』87년 강제 납북된 유학생 이재환(李在煥·37)씨와 동진호 선원 최종석(崔宗錫·53)씨 가족들은 31일 이들이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 어머니 변양자(卞良子·63)씨는 『정치라고는 전혀 모르는 재환이가 정치범수용소에 있다는 상상이 안간다』며 『식량난이 심하다는 북한에 더욱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밥이라도 제대로 먹겠냐』고 참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씨는 87년 7월 미국 MIT 공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중 오스트리아 빈으로 여행갔다 북한 공작원에 의해 강제 납북됐으나 북한은 『자진 월북한 이씨가 결혼을 해 잘 살고 있다』 『이박사가 다국적 기업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장손인 이씨를 애타게 그리워하다 지난해 타계한 할머니의 제삿날.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공부 잘하던 아들이 교수가 돼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 할머니 제사상 앞에서 정환씨가 살아 돌아오길 두손모아 빌고 또 빌었다.

이씨 아버지 이영욱(李永旭·68·전 민정당 의원)변호사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갔다가 아는 사람을 통해 재환이가 한차례 탈북하려다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내심 불안해 했다』며 『북한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조속히 아들을 석방해 부모품에 돌려보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87년 1월 서해상에서 납북된 동진27호 선원 최씨의 부인 김태주(金太姝·51)씨는 『단 한순간도 남편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힘든 곳에 있을 줄은 몰랐다』며 눈물을 쏟았다.

『남편이 잘 찾아올수 있도록 두차례 이사를 갔지만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는 김씨는 『정부는 무슨일이 있더라도 억울하게 납북된 사람들을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동국 dkkim@hankookilbo 이동준기자 djlee@hankook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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