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학원들이 새로운 입시환경에 적응하기위해 저마다 치열한 변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서울대 등 주요대학들이 2002학년도부터 무시험전형을 실시하는 등 현재 수능시험성적 위주의 대학입시 전형방식이 대폭 바뀌기 때문이다. 2001년까지 고교 시험문제를 모두 논술형으로 바꾸겠다고 한 서울시교육청의 방침도 입시학원들에게는 적지않은 부담이 되고있다.
이에 따라 J, D, C학원 등 세칭 명문입시학원들은 논술·수학·컴퓨터경시반 등을 운영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있다.
수능시험에서는 외국어영역(영어)의 경우 듣기와 말하기 등 실용영어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학원들은 원어민이나 미국에서 공부한 강사를 통한 영어듣기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디오 시청, 테이프 청취 등 다양한 수업방식이 동원되고 있다.
논술수업은 토론을 중심으로 진행하되, 학생들이 작성한 글을 강사가 직접 첨삭해 개선점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70~80명 학생들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주입식교육으로는 수능시험에서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판단, 일부 입시학원들은 20~30명 정도의 소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예반을 구성해 토론식, 맨투맨식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재수생을 대상으로 수능시험 준비를 지도해 온 입시학원들중 일부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교과과정을 바꾸고 있다. 서울 강남 J학원의 경우 청담동 분원을 재학생을 겨냥한 단과반 위주로 개편했다. 또다른 J학원도 재수생 위주에서 벗어나 중학 재학생 및 고교 재학생으로 대상을 넓히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종합반 중심의 기존방식 대신 3~4개 과목의 연합반이나 단과반 중심으로 학원의 운영방식을 전환하는 것도 새로운 추세. 수업과목도 국·영·수 중심에서 탈피,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전국의 단과 학원들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는 체인망 구성도 추진되고 있다.
반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습학원과 예·체능, 논술학원들은 상당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고교에서 보충 및 자율학습이 전면 금지돼 방과후에 마땅히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이 이들 학원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을 우대하는 특별전형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예체능 등의 전문학원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실업계 고교생들의 대학진학을 위한 실업계반을 운영, 실업계 고교생이나 졸업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학원들도 있다.
한편 내년부터 편입학 규모가 연간 7만~8만명에서 2만여명 정도로 크게 줄어들게 됨에 따라 편입학원들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편입학원은 현재 전국에 70여개가 있으며 시장규모는 연간 4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새로운 편입제도로 인해 앞으로 적잖은 학원들이 분야를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K편입학원의 경우 이미 영어능려평가시험인 TEPS사업에 뛰어 드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J학원의 K실장은 『추천입학제 등으로 학원가에서 재수생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게 돼 입시학원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학원들이 거듭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익기자 dkwon@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