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구미집회 앞서 '대구공방'
1999/01/30(토) 18:29
한나라당이 31일 구미 장외집회를 강행키로 해 정국긴장이 고조되고있는 가운데 여야는 30일 대구에서 경쟁적으로 지역민심잡기행사 등을 벌이며 치열한 정치공방을 전개했다. 여권은 한나라당의 구미집회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반개혁적 망국행위」로 규정, 취소를 강력히 촉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지역경제 파탄원인을 전가하는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종필(金鍾泌)총리는 이날 대구를 방문, 이지역 각계 인사들과 만나 『정부가 영·호남을 차별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면서 지역감정 해소를 호소했다. 김총리는 『영남의 지역총생산(GRP)은 112조원으로, 호남의 33조8,000억원보다 3배나 높고 작년 한해 평균실업률도 대구가 8·0%, 광주가 7·9%로 영호남간에 거의 차이가 없다』며 영남차별론을 부인했다.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도 이날 대구를 방문,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야당파괴 및 정계개편 시도를 집어치우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해 얽힌 정국을 풀어갈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그러나 『여권이 한편으로는 총재회담을 제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봄이다, 4월이다」하면서 정계개편 지역연합 신당창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야당을 깨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재는 『대통령과 정부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을 해왔으면 야당이 장외집회에 나서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구미집회는 우리가 가진 생각을 국민에게 진솔하게 알리는 장소인데, 여권이 지역감정을 조장한다고 호도하는 것은 야당의 장외투쟁을 폄하하려는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총재는 31일 구미로 이동,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김대중정권 국정파탄 및 부당빅딜 규탄대회」에 참석한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는 이날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주재로 당3역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이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장외집회를 계속함으로써 경제회생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대행은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빅딜 기업이 있는 지역을 골라가면서 지역감정을 선동, 결과적으로 경제회생을 방해하고 있다』고 면서 야당의 장외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대구=홍윤오기자 yohong@hankookilbo.co.kr김성호기자 sh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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