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고문서] "반환 성사될까?"
1999/01/30(토) 19:24
병인양요(1866년)때 프랑스군이 강화도 외규장각(外奎章閣)에서 약탈해간 고서(古書)반환 협상이 2월중 재개될 전망이다.
정부관계자는 30일 『우리측 민간인 협상대표를 물색중』이라며『이르면 2월중 협상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반환협상은 93년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이 방한 당시 고문서 296권 가운데 한 권을 반환한 이래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해 6월 프랑스를 방문한 신낙균(申樂均)문화부장관과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의 만남을 계기로 전기가 마련됐다.
같은 해 4월 런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때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권위자회의」를 제의한 데 이어 기 소르망도 신장관에게 이 방식을 제안한 것. 양국 관계를 포괄적으로 고려할 권위자를 대표로 선정해 협상하자는 내용이다.
프랑스는 최근 이 문제를 협의할 「권위자회의」의 대표로 자크 살로와 감사원 최고위원(58)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자크 살로와는 프랑스 국립박물관장, 문화부장관 비서실장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 협상대표를 선정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외규장각 고서를, 한국은 등가(等價)의 고서를 「상호 장기대여」방식으로 주고, 이를 계기로 프랑스는 「한국의 해」, 한국은 「프랑스의 해」를 지정해 문화교류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협상의 큰 틀이다.
하지만 고고역사학계는 『대여·교환방식을 통한 해결은 프랑스가 약탈해간 문화재와 한국이 정당하게 보존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를 교환하는 행위』라며 『문화재보호법이 금지하는 문화재 해외반출을 국가적으로 용인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양국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등가등량(等價等量)」원칙에 합의했으나 94, 95년 외규장각 고서와 교환할 우리측 고서에 대해 프랑스측이 『미흡하다』며 반대해왔다. /서사봉기자 sesi@hankookilbo.co.kr
외규장각 고서
외규장각 고서는 조선왕실의 행사·의례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의궤(儀軌) 296권으로 파리국립도서관에 있다.
미테랑 전프랑스대통령은 93년 반환을 약속하며 이 중 한 권인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監儀軌) 상권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반환했다. 이 책은 열람이 금지된채 국립중앙도서관 귀중서고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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