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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진단] 영상물 독립제작사.. 운영난에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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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진단] 영상물 독립제작사.. 운영난에 허덕

입력
1999.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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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진단] 영상물 독립제작사.. 운영난에 허덕

1999/01/29(금) 17:15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최양수교수는 최근 국내 독립제작업의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업계에 알려진 140여 독립제작사에 전화를 걸었다. 연결되는 곳은 40여군데. 이중에도 활동중인 업체는 손꼽을 정도여서 조사가 불가능했다.

21세기의 총아인 영상산업, 그 선두에서 활개를 쳐야 할 우리 독립제작사의 현실은 이렇듯 우울하다. 140여개사 중 30여개사가 IMF사태 이후 부도가 났으며 그럭저럭 꾸려간다는 제작사는 현재 20개사 정도이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독립제작사가 생겨난 것은 85년 「시네텔 서울」이 처음. 정부가 방송사에 외주프로(독립제작사 프로그램)를 의무방영토록 한 91년부터 급격히 늘어났다. 95년 케이블TV의 탄생과 더불어 독립제작업은 활짝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현실은 왜 다를까.

우선은 케이블TV가 워낙 영세해서 외주프로그램을 사들일 여력이 없다는 것이지만 지상파 방송사가 실질적인 외주프로 방영의무를 지키지 않는데도 원인이 있다. 현재 의무방영비율은 18%. 이 의무를 지키고는 있지만 이중 3분의 1정도는 방송사가 만든 자회사의 몫이다. 「꼬꼬마 텔레토비」(KBS) 「특명 아빠의 도전」(SBS) 「아름다운 TV 얼굴」(MBC)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직접 프로를 만들고, 편성해, 송출까지 하는 우리 방송시스템에서는 독립제작사에 돌아갈 몫이 없다는데 있다. 방송사는 4개인데 독립제작사는 140여개인 상황에서 방송사는 독립제작사의 불이익을 강요할 수 밖에 없다. 제작비는 방영이 되어야만 받을 수 있으며 그나마도 일단 방영되고 나면 2차저작권(비디오, 재방판권)은 방송사 소유가 된다.

결국 제작사 자체가 제작비를 투자해야 하지만 특별한 금융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태라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10월 영상산업진흥방안을 발표, 방송사 외주프로 방영비율을 2002년까지 30%로 확대하고 주시청시간대에 의무편성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독립제작사의 활성화라는 원칙은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것.

그러나 전국방송노조연합은 『자체제작보다 40~50% 비싼데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프로를 황금시간대에 편성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고 방송사PD들 역시 50.7%가 반대(98년 12월 PD연합회 설문조사)하고 있다.

강원대 한진만(신문방송학과)교수는 『현재의 방송사 독과점으로는 영상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세계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려면 독립제작사를 살려야 하는 것은 의무이다』라고 진단했다. 권오현기자 ko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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