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홍 전기아회장 선거자금 16억원 지원
1999/01/28(목) 23:12
28일 김선홍(金善弘)전기아회장 등을 증인으로 속개된 경제청문회는 김전회장의 정치자금제공문제가 단연 관심사였다.
위원들은 이른바 김선홍리스트 의혹을 물고 늘어졌고 김전회장은 일부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의원은 먼저 김전회장이 96년 총선에서 이신행(李信行)전의원에게 선거자금 16억원을 지원하면서 당시 오정소(吳正昭)안기부 1차장의 압력을 받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김선홍전회장은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자금 지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것이었지만 그때 정치 풍토나 재계 관습이 그렇게 돼 있었다』며 상황론을 폈다. 그러자 이의원은 곧바로 「김선홍 리스트」를 걸고 들어갔다. 이의원은 기아가 5공때 민정계에 450억원, YS정권때 민주계에 600억원을 제공했고 92년 대선 당시 여당 선대위 책임자 K의원에 28억원, 사무총장 K의원에 3억원, S의원에 7억원, 정책위 책임자 L의원에 17억원, 경기도 L의원에 6억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의 사실여부를 추궁했다.
김선홍전회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사적으로 돈을 쓰는 것은 수표번호가 남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그럼 한푼도 주지 않았단 말인가』라는 재추궁에는 『인사치레 정도』라고 물러섰다.
이의원은 끈질기게 『인사치레가 (김선홍리스트 거론 액수의) 10분의 1정도 되느냐』라며 내역공개를 요구했고 김전회장은 『떡값으로 애교로 봐달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은 『공식자료를 봐도 기아가 93년부터 97년까지 중앙선관위와 여당에 기탁한 정치자금이 각각 26억원, 2억5,000만원 가량』이라며 『그외 비자금이 10배는 되지 않느냐』고 따졌다.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도 92년 대선당시 김영삼(金泳三)후보가 하얏트 호텔에서 재벌총수와 자주 식사를 같이 했다는 호텔 직원의 진술을 공개하고 『김전회장이 이런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병찬기자 bc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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