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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파리지하철 향수로 악취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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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파리지하철 향수로 악취제거

입력
199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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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파리지하철 향수로 악취제거

1999/01/28(목) 17:21

지하철내 악취처리에 고심해 오던 프랑스 파리시 당국이 마침내 묘수를 찾아냈다. 「마들렌느」라는 이름의 향수가 비결.

운행역사가 1세기에 달하고 노선도 14개로 시민들의 이용률이 높은 파리의 지하철은 오랜 연륜만큼이나 깊은 냄새에 찌들어 있다. 땀내 등 체취와 더러운 토사물에서 나는 악취, 이에 더해 구내 시설들의 기계냄새 등등.

파리교통공사(RATP)가 현재 시험중인 악취제거 시스템은 악취에 대항하는 향기를 역구내에 뿌리는 것이다. 방식은 자동으로 배출되는 세제에 향수를 섞는 것.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CNRS)측은 지난해부터 연구작업을 벌인 끝에 이산화티탄(티타늄디옥시드) 향수를 개발했다.

이산화티탄은 일종의 화학분말형태로 선탠크림에도 사용되는 성분인데 모든 냄새를 중화시키는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판명됐다. 정확히 말해 방향제가 아니라 탈취제인 것이다. 여기에는 사향 쟈스민 장미 레몬 라벤다 오렌지 등 35종의 성분이 포함됐다.

향수의 이름은 파리의 지하철역 중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것으로 악명높은 마들렌느역의 이름을 땄다. 1월말까지 지하철 역구내와 수도권 고속철도 지하역을 대상으로 향수를 뿌리는 시스템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연간 18톤의 향수가 필요하고 예산만도 200만프랑(4억여원)에 달한다.

「지하철 향수」개발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역구내 청소를 마친 뒤 왁스를 칠해도 향수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야 할 것, 세제의 세정력을 떨어뜨리지 말 것, 무엇보다 장시간 향기가 지속돼야 할 것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 마들렌느의 향기 지속시간은 2주 정도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파리 교통당국은 1920년대부터 지하철역내 악취가 심하다는 시민들의 원성에 밀려 그동안 갖가지 시도를 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93년 프랑신이라는 방향(芳香)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시민들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며 거부감을 보여 1년도 못돼 좌절됐다.

한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악취의 주범은 시민들이 주장하는 체취와 기계냄새가 아니라 건설 당시 콘크리트에 기생한 박테리아의 부패냄새라는 것이다.

/파리=송태권특파원 songt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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