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후유증 빨리 수습을
1999/01/28(목) 18:42
현대전자_LG반도체 통합과 삼성자동차_대우전자 빅딜(사업맞교환)이 근로자들의 반발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생산차질등 후유증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4일부터 생산라인이 멈춘 LG반도체는 하루 100억원이상의 매출손실과 함께 거래업체들이 막대한 손실로 인해 대만등으로 거래선을 옮길 움직임을 보이고 해외 기술제휴선도 동요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 역시 합의가 이뤄진지 50여일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이 근로자들의 파업등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역감정까지 가세해 빅딜이 경제문제가 아닌 정치문제로 변질되고 있다.
이러한 빅딜의 후유증은 정부가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성사시킨 빅딜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다시 한번 품게 한다.
빅딜은 재벌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과당설비 해소, 핵심역량 강화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눈앞의 현실은 이러한 긍정적 시너지 효과는 찾을 수 없이 부작용의 시너지만 극대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빅딜의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는 과잉인력이나 중복설비의 정리가 전제조건이지만, 일정기간 고용승계를 보장함으로써 인력정리가 어렵게 됐다.
또 삼성자동차의 경우 부산지역 민심을 고려한 정치논리로 생산성이 없는 시설을 일정기간 운영하도록 정부가 중재를 하고 있다.
이런 빅딜이라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빅딜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었다. 이제는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이른 시일내 통합을 마무리 짓는 길이 유일한 선택이다.
이를 위해서는 빅딜의 당사자들이 작은 이해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차원에서 타결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12%를 점하는 반도체의 경우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의 차질은 물론이고 경쟁국 대만에 시장 확대의 호기를 제공, 결국 국내 반도체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반도체 설비는 극도의 정밀기기여서 조금만 세워놓더라도 피해가 엄청나며 생산라인을 재가동하는데도 2주 정도가 걸린다.
현대와 LG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조속히 통합방안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와함께 LG반도체 근로자들도 일부 지나친 요구사항은 자제하면서 국가경제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한발 양보하기를 당부한다.
정부 역시 결자해지 차원에서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한다. 다만 과거처럼 무리한 개입으로 빅딜의 시너지 효과를 왜곡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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