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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륜 파동] 검사동일체 원칙 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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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륜 파동] 검사동일체 원칙 금갔다

입력
199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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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륜 파동] 검사동일체 원칙 금갔다

1999/01/28(목) 17:55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의 「총장 퇴진 발언」은 검찰조직에서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겨 온 검사동일체 원칙을 무너뜨린 것일까.

검찰청법 7조는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상사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규정, 검사동일체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다. 검찰은 총장을 정점으로 조직 전체가 톱니바퀴 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고, 「검찰은 하나」이기 때문에 특정사건을 어느 검사가 처리하든 동일한 「검찰의 결론」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검사동일체 원칙은 사전적 의미로는 「직무」에 한정된 것이지만 사실상 검찰의 문화를 지배해 온 조직의 「강령」(綱領)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검찰의 항명사건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뿐더러 발생하더라도 당사자를 무마하거나 인사조치하는 선에서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됐다.

검찰의 내부 갈등이 알려진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93년 슬롯머신 사건 당시 송종의(宋宗義)서울지검장과 홍준표(洪準杓·현 한나라당 의원)검사등 수사팀이 슬롯머신업자 정덕일(鄭德日)씨를 구속하라는 수뇌부에 강력 반발, 결국 불구속입장을 관철한 사례가 있다. 또 97년 김현철(金賢哲)비리수사 당시 심고검장이 이끄는 중수부 수사팀이 김씨의 사법처리 문제로 수뇌부와 마찰을 빚은 적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당시에는 외부로 직접 표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검찰총장의 퇴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이번 「심재륜 파동」은 상상할 수도 없는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심고검장의 행동이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반한 것인지는 검찰 내부에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심고검장이 검찰수뇌부의 사표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총장 사퇴를 주장했지만 이는 사건처리등 직무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신상발언 성격이 짙어 검사동일체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중견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찰 내부를 결속시키는 정신적 뿌리』라며 『경위야 어떻든 검찰총장의 사퇴 요구로 검사동일체원칙에 금이 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심고검장의 행동을 「대구고검장 항명사건」으로 규정하고 상부의 명령을 어긴 점을 강조, 심고검장을 「조직에 칼을 던진」 비윤리적 인물로 몰아세우고 있다.

그러나 심고검장의 행동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검사들은 『조직의 장래를 위해 중요한 것은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무너졌느냐」가 아니라 「심고검장의 발언이 과연 타당한가」에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검사동일체 원칙을 강조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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