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작곡.노래까지… 꿈많은 오누이
1999/01/28(목) 18:57
- '화이트 발렌타인' 제작 김용국.남희씨
남매가 영화제작은 물론 영화음악까지 맡았다. 설연휴 개봉작 「화이트 발렌타인」의 제작자 겸 프로듀서인 김용국(30·태창흥업 대표)씨와 누나 김남희(33)씨. 동생은 타이틀곡 「화이트 발렌타인」의 가사와 곡을 쓰고, 노래를 불렀다. 주제곡 「Once Upon A Dream」은 누나의 소프라노로 담았다.
남매의 아버지는 30년동안 태창흥업을 운영하며 150편의 한국영화를 만든 김태수(60), 어머니는 여성국극 스타 김경수(61)씨이다. 누나는 줄리어드음악원에서 성악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고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도 가졌다.
경영학(고려대)을 전공한 동생은 80년대말 서울 신촌 대학가의 언더그라운드 출신. 자작곡만 60곡이 있다. 『그래도 노래까지 직접 부를 줄은 생각도 못했다』
누나와 함께 용국씨가 태창흥업에 들어온 것은 97년. 아버지가 10여년 동안 중단한 한국영화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그 첫 작품이 바로 「화이트 발렌타인」이다.
제작자로 참여한 술자리에서 직접 만든 「첫 눈 내리는 날」을 부르게 되었다. 3년전 여자친구와 남산에 올라 첫 눈이 내리는 서울야경을 보고 지은 노래였다.
「첫 눈 내리는 날/ 너와 내가 약속했던 우리사랑」으로 시작하는 감미로운 곡이었다. 함께 있던 양윤호 감독과 영화음악을 맡은 박기영씨가 제목을 바꿔 타이틀곡으로 삼자고 했다. 애인을 잃고 실의에 빠진 남자와 스무살의 순진한 여자의 사랑을 담은 영화와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내친 김에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에 나오는 세미클래식 「Once Upon A Dream」도 남희씨가 부르기로 했다. 곱고 가냘픈 음색, 성악으로 다듬어진 표현력이 유명가수 못지 않기 때문이었다. 음악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둘은 부천시향에 맞춰 단 한 번에 녹음을 끝냈다.
그는 2월1일 오후6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화이트 발렌타인」결식아동돕기 콘서트및 시사회에서 이 노래를 들려준다. 아직 음반도 안 나왔는데 벌써 FM라디오에 신청이 들어왔다.
「초보」이기 때문에 둘 다 몸으로 배우겠다는 각오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어설픈 흉내가 아닌 우리의 전통정서를 영화로 표현하고 싶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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