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유혈투쟁 23년 독립꿈 이루나
1999/01/28(목) 16:51
인도네시아 동부의 작은 섬 동티모르의 지난한 투쟁의 역사가 끝나고 독립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27일 『자치안이 동티모르 주민들에 의해 거부될 경우 이지역의 독립 문제를 국민협의회(MPR)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유누스 요스피아 인도네시아 공보장관 발언은 23년간의 피흘림으로 얼룩진 동티모르 사태에 새로운 전기를 주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합병을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과 국제사회는 인도네시아 당국의 이같은 방침을 지지하고 나섰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28일 『동티모르에서의 불필요한 폭력을 막아야 하며 당사자들이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의 길로 나가기 위한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도네시아와 자치안을 협상하고 있는 포르투갈의 조르제 삼파이오 대통령도 『동티모르 독립허용 가능성 제기로 동티모르 문제 해결이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동티모르인들은 인도네시아의 독립 가능성 제기에 매우 회의적이다. 독립운동으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사나나 구스마오와 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주제 라모스 등 동티모르 지도자들은 『동티모르의 독립문제는 동티모르인이 결정할 일이지 MPR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독립허용 가능성 시사는 국제외교 사회를 겨냥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독립운동의 본산 동티모르대 학생들도 『인도네시아는 기만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즉각 독립을 허용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동티모르의 독립은 인도네시아의 정국변화와 결단에 달려 있다. 인도네시아가 마련중인 「자치안」은 동티모르인에 의해 거부될 것이 확실하다. 결국 동티모르의 독립문제는 6월 총선, 7월 MPR선거, 그리고 11월 MPR에 의한 대통령 선출의 향방과 새지도부의 결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인구 80만의 동티모르는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잇는 지정학적 위치와 석유 등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인해 끊임없는 외세의 침입을 받아왔다. 17세기포르투갈 식민지 전락에 이어 네덜란드에 의한 동·서 티모르 분리 등 숱한 역사의 질곡을 겪었다.
75년 11월 독립의 기쁨을 맛본 지 불과 10일도 안돼 인도네시아에 강점당한 동티모르인들은 지난 24년 동안 22만명이 희생되는 등 피로 얼룩진 독립투쟁을 오늘도 계속하고 있다.
/배국남기자 knba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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