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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륜 파동] 차기총장 둘러싼 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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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륜 파동] 차기총장 둘러싼 암투?

입력
199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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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륜 파동] 차기총장 둘러싼 암투?

1999/01/28(목) 17:51

27일 밤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의 「항명 파동」 와중에서 관심을 끈 것은 그가 제기한 「음모설」이다. 『검찰 수뇌부가 특정인을 선별 제거하기 위해 이종기(李宗基)변호사와 야합하여 소위 「빅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이 사건 처리과정이 차기 검찰총수 구도와 관련한 음모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심고검장의 이같은 주장은 그의 항명 배경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속해 있는 자신을 제거하기 위해 「경쟁자」가 대전사건을 빌미로 사표를 강요하고 있어 이에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고검장은 검찰총수와 수뇌부라고 지칭했지만, 여기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음모의 주체는 다름 아닌 이원성(李源性)대검차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대검차장(사시 5회)은 심고검장(사시 7회)의 시험 선배이자 검찰 2인자로서 차기 총장자리에 가장 근접해 있지만, 직급상으로 보면 같은 고검장급으로서 둘 다 총장 후보군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경쟁자군에 속해 있는 이대검차장이 수사책임자로서 자신의 사표를 강요하자 심고검장은 경쟁자 제거로 받아들였을 법하다.

「음모설」은 이미 검찰내부에서 상당히 퍼져 있었다. 대전 이변호사 사건이 정부의 인사개혁 방침과 맞물리면서 검찰 간부의 대폭 물갈이설이 흘러나왔다. 사시 6~7회 고검장급 2~3명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옷을 벗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았다. 이같은 물갈이의 배경에는 차기 총장구도를 겨냥한 모종의 음모가 깔려있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었다.

이대검차장은 그러나 심고검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가소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차기 총장) 물망에 과연 7회 심재륜이 낀다고 봐요. 음모설이 맞다면 대전을 거친 고검장이 4명인데 모두 옷을 벗겨야 할 것 아니요. 말도 안되는 소립니다』

검찰 내부에선 이같은 음모설이 누군가 그럴듯하게 만들어 낸 시나리오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검찰 인사때마다 나돌았던 무수한 소문과 잡음의 차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검의 한 간부는 『사건 수사에 관계된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어떻게 그런 음모가 있을 수 있겠느냐』면서 『이번 일로 검찰의 치부가 드러나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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