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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작전세력 '치고 빠지기' 속출

입력
1999.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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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작전세력 '치고 빠지기' 속출

1999/01/27(수) 17:40

증시에 작전세력이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세력들이 결탁, 「치고 빠지기식」작전을 펼치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돼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음식료업종에 속한 A기업의 경우 지난해 12월 22일 4,600원에 머물렀던 주가가 연일 급등, 27일 현재 2만3,100원까지 치솟았다.

A기업 주가는 최근 26영업일 가운데 상한가를 기록한 날이 무려 14일에 달했다.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획기적인 자동차 연료절감기술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A기업 주가의 상승기폭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호재가 있어도 한달동안 거래일의 절반 이상을 상한가를 기록하기는 상식적으로 힘들다는 점에서 의혹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A기업뿐 아니라 이 연료절감기술의 일부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유포된 S, I, H, M 등 서너개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상승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세력들이 몇몇기업을 묶어 주식을 주고 받으며 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회사인 B기업도 지난해 12월초 1만6,000원대이던 주가가 뚜렷한 호재도 없이 일주일만에 3만원대로 올라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B기업 주가는 이달들어 연일 폭락하면서 다시 1만8,000원대로 떨어진 상태.

증시 관계자들은 증시가 활황을 띠면서 소형 종목들에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자 지난해 12월 이후 이처럼 이상조짐을 보이는 종목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비슷한 업종및 기업의 주가는 별 움직임이 없는데도 불구, 확인이 불가능한 소문만으로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는 종목들은 일단 작전세력의 개입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특히 주가조작을 원활히 하기 위해 며칠에 한번꼴로 주가를 떨어뜨림으로써 중도에 합류한 개인투자자들을 털어낸 뒤 막판에 보유주식을 가장 높은 가격에 처분, 주가를 급락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증권거래소는 A, B사를 포함, 지난해 12월 이후 무려 183개 종목을 감리대상으로 지정, 이 가운데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정밀심리를 벌이고 있다.

작전혐의가 발견되면 증권거래소는 증권감독원에 통보하고 증감원은 다시 조사를 거쳐 검찰고발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이미 발생한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들은 증권거래소의 「투자유의」나 「현저한 시황변동」공시에 주의를 기울이고 투기심리에 편승하지 않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준형기자 kimj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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