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탑] '김정필 거취' 속앓이 모래판
1999/01/27(수) 16:57
「슈퍼 두꺼비」김정필(25·현대)이 모래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달 열릴 설날대회(2월16,17일)를 위한 선수등록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27일 한국씨름연맹은 최근 현대에 입단한 김정필의 거취문제를 놓고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져있다.
LG 씨름단이 김의 선수자격을 문제삼아 그가 이번 대회에 출전할 경우 29일 대진추첨은 물론 대회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
LG는 그가 상비군 선수로서 설날 대회까진 그 어느팀에도 입단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그의 현대 입단은 완전 무효이므로 현대선수로서 이번대회에 출전은 불가하다는 입장.
LG측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운영이사회에서 LG 현대등 4개구단이 상비군 선수들에 대해서는 신생팀 창단을 위해 스카우트를 자제키로 구두 합의한 바 있으며 지난해 3월 양평대회등 일부 대회에 1차 상비군으로 출전한 그는 이같은 합의사항에 해당하는 선수로 현대 입단은 부당하다는 것.
이에 대해 현대씨름단도 강경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대는 김의 입단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LG가 주장하는 「상비군」은 지난 9월 경주대회를 위해 구성된 제2차 상비군이기때문에 김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 박진태감독은 『LG측이 (김)정필이의 입단을 계속 문제삼으면 이쪽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라며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
실제로 연맹은 지난해 6월24일 김정필 송왕진(LG)등 총 13명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류상 김의 입단은 하자가 없다는 것이 연맹의 판단. 그러나 연맹은 이를 명확히 하지 못해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현대측의 손을 들어주자니 LG의 으름장이 두렵고, LG쪽의 입장을 받아들이자니 또 현대가 무섭고…. 원칙보다는 구단 눈치보기에 급급한 연맹의 모습이 오늘날 모래판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는 듯해 씁쓸할 따름이다.
/박희정기자 hjpar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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