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Life] "중고컴퓨터사서 게임통해 친숙해졌죠"
1999/01/27(수) 18:46
어린이들은 대부분 수학과 과학과목을 싫어한다. 교과내용이 딱딱하고 재미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신길초등학교 1학년 이석한(8)군은 수학과 과학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한다.
지난 해 11월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선 금상을 받기도 했다. 이군은 그 흔한 수학학습지 과외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는 『컴퓨터로 「줌비니:수학논리여행」과 같은 교육용 CD롬을 틈틈이 즐기면서 수학 과학등 논리적인 과목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이군이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3년 전 컴맹이었던 아버지 이종산(39·상업)씨가 486급 중고컴퓨터를 사오면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컴퓨터 길라잡이」(정보문화사)라는 초보자용 책을 보며 기본적인 컴퓨터 사용법을 익혔다.
이군은 『컴퓨터를 이용해 장기게임 자동차경주등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문서작성 전자우편등 컴퓨터 사용법을 조금씩 깨우쳤다』고 말했다.
요즘은 책에 적힌 내용을 직접 실행해보며 바이러스퇴치법을 배우고 있다.
게임이나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반드시 부모와 함께 구입한다. 흥미를 유발하면서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부모가 골라준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지도를 받았지만, 요즘은 설명서를 보며 CD롬을 직접 설치하고 실행한다. 그렇다고 이군이 종일 컴퓨터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사용시간을 철저히 점검하며 숙제를 하지 않거나 부모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게임을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군은 『하루 2시간 이상 컴퓨터를 하면 아버지에게 혼이 난다』며 『하면 할수록 컴퓨터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컴퓨터를 서서히 익혀가고 있는 이씨는 『자녀를 위한다고 굳이 고가, 고기능의 컴퓨터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전문가들도 초보자들은 386급 정도면 충분히 컴퓨터에 입문할 수 있다고 권하더라』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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