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Life] 자녀 컴퓨터 직접 가르치세요
1999/01/27(수) 18:54
서울 양천구 경인초등학교 5년 강나리(12·서울 양천구 목동)양은 컴퓨터가 가장 좋은 친구이다. CD롬 「어린이훈민정음」의 일기장에 고민을 털어놓고 게임프로그램 「줌비」「레이맨」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컴퓨터는 학교숙제를 도와주기도 한다. 「제주도」에 대한 조사숙제를 하려면 그는 우선 CD롬 백과사전에 들어가 검색어에 「제주도」를 친다. 자료와 사진을 파일에 담아 문서작성을 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서재에 있는 백과사전을 뒤적인다.
더 좋은 사진이 있으면 스캐너로 떠 편집한다. 컴퓨터가 없었으면 새벽 두 세시까지 끙끙댔을 숙제가 1~2시간만에 끝난다.
컴퓨터는 21세기 정보사회로 들어가는 열쇠라고 하지만 아직 많은 집에서 게임용이나 장식용에 그치고 있다. 어떻게 하면 21세기 주역으로 살아갈 자녀에게 컴퓨터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컴퓨터교육 전문가들은 『부모가 직접 가르칠 것』을 권한다.
흔히 부모가 회사일로 바쁘거나 컴맹이어서 자녀의 컴퓨터교육을 학원에 떠넘기기 일쑤다. EBS TV 「컴퓨터는 내 친구」를 진행하는 곽동수씨는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컴퓨터언어, 작동원리등 불필요한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도스체계와는 달리 요즘 윈도체계는 마우스로 간단히 조작하기 때문에 이런 교육이 필요없는데다 이런 교육은 오히려 컴퓨터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자동차엔진구조를 가르치기 보다 먼저 운전하는 법을 가르치라. 운전을 가르쳤으면 제자리에서 맴돌지 말고 목적지를 정해놓고 길을 떠나라. 그 과정에서 주차도 배우고 후진도 배운다』고 말한다. 일기쓰기 편지보내기를 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자연히 파일 폴더등의 개념을 배우게 된다는 것.
나리양과 동생 경완(8·경인초등2년)군은 아버지인 탤런트 강남길(42)씨 어깨너머로 컴퓨터를 배웠다. 3년전 방송원고를 워드프로세스로 작성하면서 처음 컴퓨터에 입문한 아버지에게 어린 자녀들은 슬금슬금 다가가 『이 키는 뭣에 쓰는 거에요』『이 글자는 어떻게 만드는 거에요』라고 물어왔다.
이 참에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알려주자」고 마음먹은 강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프로그램을 사왔지만 설치하는 방법을 몰랐다. 컴퓨터와 씨름하던 그는 지난해 「강남길의 TV보다 쉬운 컴퓨터」를 펴냈다.
아이들의 호기심덕분에 정보화가족이 된 강씨가족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가족회의 회의록을 컴퓨터로 작성한다. 가족이 돌아가면서 기록하는데 막내도 빠지지 않는다.
최근 영화 「벅스라이프」를 본 뒤 인터넷에서 제작사 월터디즈니의 영어사이트를 찾아주었더니 아이들은 영어공부에도 의욕을 보였다.
컴퓨터교육기관 컴키드부설 멀티미디어연구소 김명숙소장은 『그러나 지나치게 컴퓨터에 빠져들면 사회성 협동심을 잃어버릴 우려도 있으므로 밖에 나가 아이들과 뛰어놀 기회, 함께 토론할 기회도 마련해 주라』고 권한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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