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드러난 사실들] 경제국치일은 11월 16일?
1999/01/27(수) 18:18
IMF환란조사특위의 증인·참고인 신문에서 몇가지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 눈길을 끌고있다. 우선 경제주권을 상실한 「경제국치일」을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IMF에 구제금융을 공식요청한 97년 11월21일로 보기 어렵게 됐다.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와 김인호(金仁浩)전경제수석은 이와관련, 『19일은 IMF와의 협의시작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이고, 캉드쉬 IMF총재와 비밀협상을 시작한 11월16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환사정이 어려워 잘못하면 「국가부도」가 난다고 했더니 멈칫하더라』(홍재형·洪在馨전경제부총리), 『기아사태후 추가부도를 내서는 안된다는 것이 (청와대의) 큰 방침이었다』(김전수석), 『한보부도 이후 대기업 연쇄부도로 청와대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는 말을 들었다』(윤증현·尹增鉉 전재경원금융정책실장)는 증언에서 보듯,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부도 노이로제」에 걸려있었음도 새삼 밝혀졌다.
윤전실장은 『기업 부도유예협약은 금융권에서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연쇄부도를 막기위해 청와대의 지시로 구상됐다』고 증언했다. 또 엄낙용(嚴洛鎔) 전재경원 제2차관보는 『외환위기에 직접 영향을 미친 자본자유화조치는 미국등 외부의 요구 뿐아니라 자본압박을 받고있던 국내재벌의 요구에 의해 자발적으로 추진됐다』고 밝혀 환란원인이 재벌에게도 있음을 강력시사했다.
한편 정규영(鄭圭泳)전한국은행국제부장은 『97년 11월9일의 외환위기 대책회의에서 강전부총리는 한은등이 IMF행을 주장하자, 「내 재임중에는 창피해서 못하겠다」며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이밖에 당시 김전수석이 김전대통령에게 세차례 사의표명 김전대통령이 이례적으로 1주일전에 임창열(林昌烈)씨에게 경제부총리 내정을 통보한 것등도 새로 밝혀진 사실이다.
/김성호기자 sh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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