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그림도 골라사는 재미" 균일가전 성황
1999/01/27(수) 17:00
『이거 ○○○씨 작품 맞나요』 한국전업미술가협회(이사장 최광선)가 기금마련을 위해 2월1일까지 갤러리 상(02_730_0030)에서 열리는 「99_한국의 전업작가와 드로잉」전은 작가의 이름을 감추고 있다. 작품 구입의사를 밝힌 사람에게만 알려준다. 이 전시에 평일 500명, 주말 2,000~3,000명이 몰리는데 전시장을 잘 찾지 않았던 직장인과 주부들이 80% 이상이다. 「드로잉을 한 점에 10만원씩(액자비 2만원 별도) 판다」는 게 우선 아마추어 컬렉터를 유인한 요건이다. 작가이름이 붙어 있지 않으니 전시장에서는 갖가지 눈치작전이 벌어진다. 『평소 작가의 작품을 잘 알고 있다』며 작품을 고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이런 모험은 실패한다. 회화터치와 드로잉표현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품을 구입한 이들 중 26일 현재 원하는 작가를 「콕 찍어」 맞힌 경우는 다섯 손가락 안쪽이다.
『서울로 올라갈 수 없으니 알아서 한 점 보내달라』는 「사재기」형도 있고, 작품을 사기 위해 2,3시간씩 전시를 탐미하는 관람객도 있을 만큼 「10만원 짜리 드로잉」의 인기는 대단하다. 협회는 당초 600여점을 준비했으나 컬렉터들의 호응이 높자 100점을 더 마련키로 했다. 전시에는 회원인 고정수 정강자 박용인 차명희등 400여명이 목탄 콘테 등으로 그린 드로잉(40%), 수채화(30%), 아크릴이나 유화로 그린 회화(20%) 조각등(10%)등을 출품했다.
홍익대 미술대 회화과와 노화랑이 장학기금 마련을 위해 기획한 「작은 그림 큰 마음」전도 회화작품 162점을 40만원씩 균일가에 팔고 있다. 역시 작가는 익명이다. 전업미술가협회의 전시와 같은 컨셉이지만 『수준만은 월등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전시에는 박서보 김종휘 윤형근 하종현 등 내로라하는 이 대학출신 작가가 대거 참여했다. 작가들은 서명이 없는 작품을 2점씩 내고, 이중 1점값만 받아간다. 나머지 1점의 판매금은 장학금으로 적립된다. 서승원 이두식 구자승 김용익 이석주 김승연 이희중등의 개성있는 그림들이 많아 웬만큼 특징을 아는 컬렉터라면 원하는 작가의 작품을 사기는 한결 쉬워 보인다. 2월2~7일 노화랑(02_732_3558).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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