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말
1999/01/27(수) 18:45
청문회의 목적은 진실을 규명하자는데 있다. 실제로 그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식으로 대응했느냐를 명확히 밝히자는 것이다. 누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는 그 다음 일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확인됐듯이 97년말 IMF와의 협상에서 우리가 짊어져야 할 부담 이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유중 하나는 11월19일 당시 임창열 경제부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예정된 IMF행 발표를 하지 않고 『현재로서는 IMF자금지원은 필요없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발언은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또한번 떨어뜨렸다. 때문에 국민들은 그 당시 경제부총리가 왜 그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을까를 궁금해 하고 있고, 이번 청문회에서도 주요 이슈가 됐다.
하지만 청문회를 열었어도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임 전부총리는 25일 청문회에서 취임당시 IMF와의 협의를 진행중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IMF행이 결정됐다는 통보는 받지 못했으며, 취임후인 97년 11월20일에야 IMF행을 최종결정해 21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음날 강경식 전부총리는 IMF행이 사실상 결정된 것은 IMF와의 협의를 시작한 11월16일이라며 임 전부총리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인호 전경제수석도 11월17일 임 당시 통산부장관이 IMF 이야기를 꺼내 그때까지의 IMF협상 결과 및 발표임박 사실을 알리고 보안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청문회에서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서를 한 이들 증인중에서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 말이 맞는지 국민은 어리둥절하고 있다.
당사자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이상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조사특위 국회의원들의 몫이다.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못하면 청문회는 왜 열였는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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