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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진지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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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진지퇴 인사

입력
1999.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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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진지퇴 인사

1999/01/27(수) 17:40

조진조퇴(早進早退)가 과거 개발시대의 일반적 분위기였다면 요즘 공무원사회에서는 반대로 지진지퇴(遲進遲退)가 선호된다. 승진이 늦으면 은퇴도 늦어지니 좋다는 의미다. 『목이 붙어있는게 최선』이라는 「보신」분위기의 반영이다. 이럴 경우 조직으로서는 개혁이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조직의 능률은 떨어지고 비용은 많이 드는 최악의 구조가 굳어진다.

최근 이루어진 건설교통부의 실·국장급 인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진다. 연공서열이나 지역안배만을 고려한 구시대적 인사관행만이 답습됐다. 원래 인사후에는 온갖 구설수가 돌게 마련이지만 이번 인사는 건교부내에서조차 화제가 되지 못할 정도다.

이와 관련, 이정무(李廷武)장관이 정치인이고 최종찬(崔鍾燦)차관은 건교부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 일부 「혐의」를 두는 시각도 있다. 튀는 인사로 굳이 적을 만들거나 원한을 사려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어쨌든 건교부 인사담당자들도 이런저런 못마땅한 시선을 느끼고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발탁인사를 하려해도 인물이 없고 그렇다고 퇴진시킬 대상을 고르기도 쉽지않았다』며 궁색하게 설명한다. 건교부의 예를 들었지만 다른 정부부처의 분위기도 대체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누구나 「조진(早進)」은 바라도 「조퇴(早退)」는 원치않는다. 개인적으로야 조진지퇴(早進遲退)가 가장 이상적이나 조직의 입장은 다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조진조퇴나 조진용퇴(早進勇退), 혹은 지진명퇴(遲進名退)라도 있었어야 했다.

지나치게 튀는 인사로 조직을 흔들어서도 안되지만 인사에는 어느 정도의 개혁성이 수반돼야 조직의 활성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정부부처가 나서서 사회 각계의 개혁을 앞장서 요구하는 상황이다.

조재우사회부기자 josus62@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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