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명필 김생 집자비 발굴
1999/01/26(화) 17:34
신라명필 김생(金生·711~790년)의 집자비(集字碑)가 경기 포천군 소흘면 송우리에서 새로 발굴됐다. 정상옥(鄭祥玉·53) 전 계명대교수가 발굴한 이 비는 조선 영조(英祖)때 이조참판이었던 약허(若虛) 서명구(徐命九·1692~1754년)의 비석으로 비문에 김생의 집자비라고 명기돼 있다. 1791년에 세워진 비석의 묘갈명(墓碣銘·비문 내용)은 형조판서겸 홍문관 예문관 대제학인 남유용(南有容)이 지었다. 높이 175㎝인 비신(碑身)의 전면에는 석봉(石峰) 한호(韓濩), 좌우 측면과 후면에 김생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비석 상단부에 제목처럼 새긴 두전(頭篆)은 당대(唐代) 명필 이양빙(李陽氷)의 글씨로 각석(刻石)했다.
김생의 진적(眞蹟)은 고려 이후 자취를 감춰 사경(寫經)이나 석각(石刻), 목판본으로 집자(集字)돼 전해져 왔다. 이중 석각한 집자비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태자사낭공대사백월서운탑비(太子寺郎空大師白月栖雲塔碑·약칭 백월비·954년)가 유일한 것으로 인정돼 왔다. 집자비는 명필의 필적을 모아 석각한 것이다. 이번 발굴은 김생의 진적이 조선 중기까지도 유포돼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사료로 평가된다. 김철훈기자 chkim@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