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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냉랭한 러시아에 '화해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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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냉랭한 러시아에 '화해 발걸음'

입력
1999.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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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냉랭한 러시아에 '화해 발걸음'

1999/01/26(화) 18:05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냉전종식 이후 최대로 악화한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모스크바를 찾았다. 25일부터 3일간 체류하는 올브라이트의 형식상 방문 목적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밝힌 핵미사일 방위시스템(ABM)의 개발방침에 대한 설명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또다시 모스크바를 방문한 올브라이트에게는 미국의 주도에 분노하는 러시아측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양국간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올브라이트는 우선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와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을 만나 이라크와 코소보 사태를 둘러싼 양국간의 이견 절충을 시도했다.

지난해 12월 영국과 더불어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전면공습을 단행한 이후 러시아는 군사개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또한 유엔 무기사찰단(UNSCOM)이 미국을 위해 첩보활동을 했다는 이라크측 주장에 러시아가 가담함으로써 미국의 「이라크 해결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양민학살 등 인권유린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세르비아계의 코소보 철군을 강력히 요구하는 미국 등 서방국가의 군사적 압력에도 반대하고 있다.

양국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대에 따라 유럽 재래식무기협정(CFE)을 조정하는데도 이견을 보여왔다.

물론 러시아는 『미국이 핵미사일 방위시스템을 새로 개발하려는 것은 6년전 포기한 「스타워즈 계획」의 부활』이라면서 『이는 72년 맺어진 ABM협정과 91년의 핵무기감축협정(START_1)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밖으로 드러난 현안 해결보다도 올브라이트의 모스크바 방문은 러시아 정정(政情)탐색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 같다. 궤양성 위출혈로 입원중인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의 직접 면담 시도는 「전화통화」로 대체됐지만 「포스트 옐친」을 겨냥한 유력 후계자들에 대한 연속적인 접촉을 가졌다.

올브라이트는 도착 직후 공산당 출신 두마(하원) 의장 게나디 셀레즈니오프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2000년 대선에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시장, 그리고 역시 대선출마가 예상되는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알렉산더 레베드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jmnew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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