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사면추진] 상도동 "좀더 지켜봐야"
1999/01/26(화) 17:48
김현철(金賢哲)씨에 대한 여권의 사면방침에 대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상도동측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 무어라 말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상도동의 한 관계자는 『김전대통령에게 내달 8일 경제청문회에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보내놓고 이번에는 사면이라니 어리둥절하다』며 『현철씨 사면론은 지난해 추석때에도 흘러나온 적이 있는 만큼 좀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철씨 사면이 그동안 청문회 증언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해온 여권과 상도동간 화해의 계기가 될 지에 대한 상도동인사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이번 조치에 화해의 뜻이 담겨있다면 일단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몇가지 토를 달았다. 박의원은 『현 정권에 대한 김전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는 야당의원 빼가기, 정치사찰, 감청·도청 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정국운영 기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때문에 사면이 이뤄진다 해도 양측의 문제가 풀리려면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 증인문제를 둘러싸고 증폭된 갈등과 PK(부산·경남)의 반여(反與)정서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가 배어있는 얘기였다.
반면 또다른 부산 민주계 관계자는 적극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 관계자는 『청문회가 이대로 마무리되고, 3월에 사면조치가 취해진다면 정권과 상도동의 불화요인이 모두 사라지는 셈』이라며 『그때가 되면 상도동과 민주계도 여권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여권이 사면문제를 이를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는 인상을 너무 짙게 풍길 경우 상도동의 자존심을 건드려 일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한편 한나라당은 『우리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한 당직자는 『사면방침이 여권의 정계개편 그림과 맞물려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PK정서 때문에 그리 호락호락 뜻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성식기자 ssyo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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