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론] 기후변화와 식량문제
1999/01/26(화) 18:22
김장곤 金莊坤·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가장 진화된 생물로서 존속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목소리에 공감하는 학자들도 많이 있다.
이러한 예측을 낳게 하는 지구적인 위협의 요소들은 크게 보아 에너지와 식량의 문제로 집약된다.
에너지와 식량은 인간의 생존을 유지하는 기본요건인데 그 양이 한정되어 있어 증가하는 인구를 지탱할 수 없다는 데 근본적인 딜레마가 있다.
한때는 기술의 발달로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늘림으로써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여 수확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고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무한정 의존할 수도 없다.
유전공학을 이용한 새로운 식량원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실용화를 점칠 수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곡물의 자급률이 25~30% 정도에 그치고 있어 만일 세계 곡물시장이 불안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곡물중에서도 쌀은 거래량이 총생산량의 3%에 불과해 시장여건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변하기 때문에 쌀 중심의 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는 잠재적인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에너지의 과다사용, 특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 사용에 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국제적인 협약을 통해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이자는 논의가 진행중이나 식량문제 또한 에너지 문제 못지 않은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고 기후변화는 식량생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식량생산의 기본요소인 토지가 줄어들고 폭우와 홍수의 빈발 속에 가뭄 또한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기후변화라고 하는 전지구적인 환경문제가 작용하고 있다.
평균기온이 상승하여 지금까지의 경작주기와 강수시기가 달라지면 특히 쌀의 수확량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기후라는 자연현상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일정한 법칙을 가지게 되었고 그 영향권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종(種)도 나름대로의 균형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패턴이 변하여 봄이 빨리 오고 여름이 길어지고 태풍이나 장마의 시기가 달라지면 지금까지와 같은 작물생산을 기약할 수 없고 해충이 증식하여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 또한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강수시기가 여름철에 집중된 지역에서의 쌀농사는 식량을 공급한다는 측면뿐만아니라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을 정화하는 등 생태계 보전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엘니뇨와 같이 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은 기압의 변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대기순환에 영향을 미쳐 날씨에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되는데 최근 이러한 현상이 지구온난화와 맞물려 자주 발생함으로써 세계 각지에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미국 동남부와 중미, 중국 양쯔강 유역, 인도양 연안국가 등의 홍수와 태풍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져왔고 우리나라도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게릴라식 호우라는 신조어를 낳음으로써 기후가 인간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가를 실감케 했다.
이러한 기상이변이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국민들도 최근의 기상이변이 에너지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 때문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여 기후변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면서 실천가능한 에너지 대안을 찾느냐 하는 것이다.
필요한 에너지의 일정부분을 원자력으로 충당하는 것이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여러가지 장점들을 가지고 있음을 새삼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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