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판] 형제소설가, 부부시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판] 형제소설가, 부부시인

입력
1999.01.27 00:00
0 0

[판] 형제소설가, 부부시인

1999/01/26(화) 17:17

형제가 나란히 장편소설을 내고, 부부 시인이 등단 10여년만에 함께 첫 시집을 냈다. 그렇잖아도 힘든 세상에, 누구보다 힘들게 문학을 지켜나가겠다는 이들의 모습이다.

임동헌(42)씨의 장편 「앨범」(늘 푸른 소나무 발행)은 작가가 『마흔 살 나이에 이르러 삶의 단계마다 어떤 곡면이 자리하고 있었는지를 묻고 싶어』썼다는 소설. 「희망을 품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나이」에 「나는 중산층이라는 껍질밖에 없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우리 평범한 이웃들에 대한 애정어린 보고서 같은 글이다. 임씨는 일간지기자 출신으로 이미 4권의 장편소설과 문학기행집 등을 낸 작가. 동생 동준(37)씨는 10여년간 잡지사 취재기자로 일하다 이번에 장편 「뒷모습」을 형과 같은 출판사에서 내면서 전업작가로 나섰다. 「뒷모습」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사랑방식을 탐구하는 이야기가 골격. 첫 소설답지 않게 속도감 있는 문체로 삶에 따뜻한 위안을 주는 작품이다. 임동헌씨는 『자칫 동생한테 추월당하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철주(40) 임희숙(41) 부부시인은 각각 첫 시집 「마음의 지리부도를 펼쳐들고」와 「격포에 비 내리다」(하늘연못 발행)를 냈다. 두 사람의 언어는 닮았으면서도 결이 다르다. 「터벅터벅 산길을 걸어 올라간다, 내 마음의 한구석에서/자꾸만 달그락대는 세로의 자갈밭이여/이곳에도 산의 정기가 빗물처럼 고여/내 마음의 뿌리를 적셔주고 있을까」라고 하는 김씨는 주로 도시적 삶의 편린에 대한 관찰과 탐색이 시작의 바탕이다. 임씨는 자연으로 돌아간다. 「낮게 사는 풀마다 경을 외는/약사전 돌계단」「버리고 온 머리칼처럼/괴로움은 그렇게 멀어져가고」같은 시구가 인상적이다. 김씨는 89년, 임씨는 91년 등단했다. 『문학의 길에서 만나 앞으로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부부의 처녀시집이다. 하종오기자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