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프랑스 '알카텔사건'의 교휸
1999/01/26(화) 16:44
프랑스의 도시인들은 주말을 숲과 함께 보낸다.
요즘같이 잎이 다 떨어진 을씨년스런 겨울 숲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많은 시민들로 외롭지 않다.
가족단위로 한가로이 거니는 시민들,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며 달리는 조깅족, 자전거에 올라 숲길을 쌩쌩 달리는 연인들, 꽤나 깊이 들어왔다고 생각된 숲 속에서도 불쑥 불쑥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의 숲은 시민에게 아주 친근하게 다가와 있다. 파리에서 사방 어느쪽이든 자동차로 몇십분만 나가면 숲의 천지다. 빼곡이 들어찬 수림 사이로 산책로가 잘 닦여 있는,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숲이다.
프랑스도 한때 숲이 망가진 적이 있었다. 19~20세기 중반까지 잇따른 전란과 산업화의 혼란기에 전통적인 숲을 잃었다.
흑백영화에서 봤던 프랑스 농촌의 끊없이 이어진 가로수나 부락단위의 총림(叢林), 노르망디와 론지방 등에 산재해 있던 사과나무 뽕나무 과수원들은 이제 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프랑스의 숲은 다른 형태로서 잃어버린 만큼을 되찾았다. 최근 통계발표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전체 수림의 면적이 1.5배로 늘어나 1,000년전 중세시대의 울창함을 되찾았다고 한다.
수림면적으로 볼 때 프랑스는 유럽에서 스웨덴 핀란드에 이은 3위의 수목국이 됐다.
프랑스정부는 62년 산림청(ONF)을 세워 장기적 플랜하에 다각적인 조림사업을 펼쳤다. 숲의 부활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빈 농촌」의 수림화 사업이었다.
프랑스에서도 50, 60년대 이후 집단적인 탈농현상이 나타나 버려진 농촌마을과 농토가 마구 생겨났는데 이런 곳에 착실하고 꾸준하게 나무를 심었다.
50년 이후 이렇게 해서 창출된 수림이 500만㏊에 이른다. 그동안 버려진 경작지중 70%가량이 푸른 숲으로 변한 것이다.
한국에선 산이 제법 푸르러지고 불가피한 민원도 많고 해서 그린벨트를 푼다고 하는데, 상실한 만큼은 반드시 채우는 조림정책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파리=송태권특파원 songt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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