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혹 붙인다] 경찰관에 돈주다 잇따라 사법처리
1999/01/25(월) 17:44
뇌물거부 경찰관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돈을 주고 단속을 피하려던 사람들이 잇따라 사법처리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5일 음주운전단속 경찰관에게 돈을 건넨 윤모(53·건설업)씨에 대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전날인 24일 오후10시께 혈중 알코올농도 0.12%인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고 송파구 방이동 한국체대앞 길을 지나다 단속에 적발되자 김모(44)경사에게 『잘 봐달라』며 100만원짜리 수표1장을 건넨 혐의다.
민원인들의 단순한 「성의표시」도 사양하는 사례들도 자주 보고되고 있다. 제주경찰서는 18일 한모(81·여)씨가 민원해결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전달한 300만원을 돌려주었다고 보고했다. 또 서울 은평경찰서 소속 진관파출소 이모(42)순경 등은 지난주 주민 김모(38)씨가 무사히 가족여행을 갔다올 수 있도록 도와준 사례로 건넨 십만원짜리 봉투와 라면 한 박스를 사양했다.
경찰청은 일선경찰이 민원인이 건네주는 뇌물액수에 따라 5만원미만을 신고하면 5점, 5만~10만원 6점, 10만~50만원 7점, 50만~100만원 8점, 100만원 이상은 10점을 승진점수로 부여키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씨나 김씨가 건네려던 돈을 뇌물로 보긴 어려우나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주훈기자 jun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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