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신상옥 감독의 북한영화 저작권 시비
1999/01/25(월) 17:48
신상옥(74)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영화의 저작권을 두고 시비가 일고 있다. SN21엔터프라이즈(대표 김보애)가 신씨의 작품 「불가사리」「사랑 사랑 내사랑」을 수입키로 하고 북한영화의 동북아 판권을 소유한 일본의 서해무역과 계약을 체결하자 신씨가 저작권은 자신에게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신씨는 영화수입을 불허하도록 지난해 10월 문화관광부에 진정서를 낸데 이어 12월에는 TV방영을 추진중인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서울 남부지원에 냈다.
이에 대해 SN21엔터프라이즈측은 「모든 창작기관과 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작품의 저작권과 판매권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내각 문화성에 있다. 여기엔 신씨가 운영한 신필름의 작품도 적용된다」는 북한당국의 증명서를 제시한다. 또 「불가사리」와 「사랑 사랑 내사랑」의 판권을 조선영화수출입사가 동북아시아지역 배급사인 서해무역에 양도한 계약서도 있다는 것. 『더구나 사기업이 인정되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연출자 혼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SN21엔터프라이즈측은 지적한다.
반면 신씨는 『두 작품은 오스트리아에 있었던 신필름이란 개인영화사 이름으로 제작했다. 북한 당국이 신필름을 설립해서 그 이름으로 영화를 만들고 수출하는 것을 인정해 주었다』고 말한다. 특히 「불가사리」는 제작비를 모두 돌려주었으므로 탈출할 때 원판필름을 갖고 나올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신씨는 78년부터 8년 동안 북한에 있으며 두 작품과 함께 「탈출기」「소금」「돌아오지 않는 밀사」를 찍었다. 「불가사리」는 85년 제작된 괴물영화로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돼 흥행에 성공했다. 일본 개봉때 신씨는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았다. 이대현기자 leed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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